미국인 백신 불신감 크게 줄었다

NYT “백신 맞겠다는 비율 늘어…백신 거부감 현저히 개선”

최근 8일간 780만명 비행기 탑승…코로나 확산에 기름부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불신 현상이 누그러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 조사를 인용해 “점점 더 많은 미국인이 백신 접종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효과와 실제 사람들이 백신을 맞게 되면서 만연해있던 백신 회의론이 누그러지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라) 백신이 전염되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이달 8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63%가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백신을 기꺼이 맞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의 50%, 10월의 58%보다 오른 수치다.

카이저 가족재단(KEF)이 지난 15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백신 접종을 원하는 미국인 비율이 63%(조사시기 8월 말∼9월 초)에서 71%(11월 말∼12월 초)로 늘었다.

이달 6일 발표된 퓨리서치 조사에선 백신 접종을 원하는 미국인이 9월 조사와 비교해 9%포인트 증가한 60%를 기록했다.

USA 투데이와 서퍽대가 16∼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46%가 기회가 되면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10월 말 같은 조사보다 2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NYT는 “백신 거부감이 확실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현저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95% 이상 효능을 보인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임상시험 결과와 최근 코로나 사망자 급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3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현황에 따르면 미국은 코로나 백신 946만 회 접종분을 전국에 배포했고, 100만8025명이 백신을 맞았다.

이처럼 미국이 화이자와 모더나 등 두 종류의 백신을 접종하면서 집단 면역 달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크리스마스 여행과 가족 모임은 내년 초에 또 다른 코로나 대확산을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음은 더욱 증폭됐다.

에린 브러머지 다트머스대 생물학 부교수는 CNN 방송에 “추수감사절, 노동절, 핼러윈은 많은 사람을 불러 모았고, 그것은 코로나 확산에 더 많은 연료를 제공했다”며 “크리스마스도 비슷한 현상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CDC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여행을 연기하고 집에 머물러달라고 미국인들에게 경고했지만,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인 18일부터 25일까지 780만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해 여행길에 올랐다.

칼로스 델 리오 에모리 의대 부학장은 크리스마스 모임을 했다면 코로나 검사를 두 번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권고하면서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빠르고 쉽게 퍼지는지 알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 환자 현황을 집계하는 ‘코로나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25일 기준 입원환자는 11만8948명으로 24일째 10만명 이상을 유지했다.

냉동 보관된 모더나 백신을 꺼내는 미국 의료진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