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지침 완화됐는데 바이든은 계속 쓰네, 왜?

둘루스 연설서도 착용…”의무화 규제 완화, 서두르지 않을 것”

지난주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야외 활동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새로운 권고안을 전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금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공식석상에 등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치 전문매체 더 힐은 지난 주 취임 100일 연설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이 연단에 서기 전까지 마스크를 착용한 것을 언급하며 이같은 사실을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9일 조지아주 둘루스 인피니트 에너지 센터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마린원(대통령 전용헬기)에서 내리면서 검정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7일 백악관 잔디밭에서 연설을 할 때 마스크를 벗으며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실내에 들어갈 때까진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CDC가 이날 대규모 군중 속에 있을 때를 제외하고 산책이나 조깅,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할 때, 지인과 야외에서 식사를 할 때 등의 경우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며 백신을 맞지 않았더라도 경우에 따라 실외에서 마스크 없이 다닐 수 있다고 발표한 새로운 권고사항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중적인 행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상징이 되어버린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제 완화를 미끼로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는 동시에 전염병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9일 NBC 뉴스 앵커인 크레이그 멜빈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면 둘다 백신을 접종했다고 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며 “이는 전염병 확산에 대처하는 작은 예방책이고 애국적 책임이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대유행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새로운 지침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타운대 보건학 교수인 로렌스 고스틴은 “백악관과 CDC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제를 완화하면서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이 혜택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도 “이들은 특정 개인이 아닌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정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바뀐 지침을 너무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CDC도 마스크 의무화 규정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가이드라인 발표는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미국인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됐던 활동을 재개하는 것을 돕는 첫 단계”라며 “다만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는 전파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은 염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둘루스 행사장 연단에 오르는 바이든 대통령/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