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소 사냥, 12명 모집에 4만5천명 몰려

그랜드캐니언 일대 들소 급증…환경보호 위해 개체수조절

그랜드캐니언에서 개체 수가 급증한 들소(바이슨)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12명의 자원봉사자를 뽑는 행사에 4만5000명 이상이 몰렸다.

6일 B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립공원관리공단(NPS)은 그랜드캐니언 노스림 지역에서 들소 개체 수가 늘어나 환경 파괴가 우려되자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자원봉사자 모집에 들어갔다.

지난 1일 시작한 자원봉사자 신청은 이틀 만에 4만5040명이 지원한 뒤 마감됐다.

국립공원 측은 전체 지원자 가운데 25명을 우선 선발한 뒤 사격술을 포함한 기술 심사를 벌여 최종적으로 12명의 자원봉사자를 투입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지원팀도 데려올 수 있다. 들소의 무게는 통상 900㎏이 넘는데 이를 옮기기 위해 동력 이동장치의 도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

NPS 측은 노스림 지역의 들소가 최근 600마리 정도로 빠르게 늘어났는데 이 지역의 환경 보호를 위해 200마리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국립공원에서 사냥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들소의 개체를 줄이는 일은 ‘사냥’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일부 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버펄로’로 불리는 미국 들소는 3천만∼6천만 마리에 달했으나 무분별한 사냥으로 19세기 후반에는 400여 마리로 급감해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애초 들소가 그랜드캐니언 지역에 서식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견해를 보인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과거 한 개척자가 노스림에서 들소와 소를 교배하려다 실패한 뒤 들소가 이 지역에 자리 잡게 됐다고 한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들소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