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부 폭풍에 폭설까지…백신 운송 차질 우려

뉴욕 포함 15개주 폭풍주의보…뉴욕시는 외출 금지령

뉴욕주에 최대 50㎝ 폭설이 예보되는 등 미국 동부 15개주에 강풍을 동반한 매서운 겨울 날씨가 강타했다. 이로 인해 백신 운송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17일 밤 12시46분(동부시간) 펜실베이니아·뉴저지·필라델피아·워싱턴 DC·보스턴 등 북동부 여러 도시에 시속 87㎞에 이르는 강한 돌풍과 함께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다. 15개주엔 폭풍주의보가 내려졌다.

뉴욕시에는 15~36㎝의 눈이 쌓여 가능한 밖에 나오지 말라는 주의보가 발령됐다. 코로나19로 실내외식이 금지된 상황에서 이날 오후부터는 폭설로 야외외식도 중단됐다. 눈은 17일 정오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뉴저지주에선 이날 오후 2시부터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뉴어크 공항은 오후 7~10시 사이 시간당 5㎝의 강설량을 기록했다.

이날 폭풍으로 인해 750편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인명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이날 저녁 차량 30~60대가 추돌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졌다. 뉴욕 맨해튼 북부에서도 최소 19대가 충돌해 6명이 부상했다. 다행히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었다.

북동부를 강타한 겨울 폭풍(Nor’easter)으로 인해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WSJ은 주정부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병원에 배포하고 있고, 물류업체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택배 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 운송을 맡고 있는 물류업체 페덱스는 “15명의 기상학자들로 구성된 팀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200명에 가까운 물류 전문가들이 트럭과 항공 화물운송 경로를 계속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UPS도 기상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 악천후를 관측하며 실시간으로 기상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물류센터에 건강 관리 사령탑을 개설해, 모든 백신 상자를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추적하고 있다.

눈보라는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 로드아일랜드 보건부는 폭풍주의보가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코로나19 검사 센터를 16일 모두 폐쇄했다. 이미 예약을 한 사람들은 17일 다시 문을 열 때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보건부는 전했다.

국립기상청은 “메릴랜드 서부·펜실베이니아 중부와 동부·뉴저지 북서부·뉴욕 남부·뉴잉글랜드 남부 전역에 걸쳐 30㎝ 이상의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뉴욕시는 35㎝, 펜실베니아와 뉴욕 근교 캣츠킬 일부 지역의 강설량은 45~60㎝에 달할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에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몇 년 만에 가장 큰 폭풍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폭풍우가 백신 공급 일정을 크게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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