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부연합회 “체전 불참 결정 재고를…”

본보 보도 후 기자회견 갖고 입출금 내역, 은행계좌 공개

최병일 회장 “차기 연합회장 출마 종용설 사실무근” 반박

“미주총연은 통합 단체…광역연합회 차원서 참여하겠다”

미 동남부한인회연합회(회장 최병일)이 지난 20일 둘루스 한식당 K-타운 BBQ에서 기지회견을 갖고 캐롤라이나 지역 한인회들의 동남부체육대회 불참 결정(본보 단독기사 링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병일 회장과 안순해 수석부회장, 이미셸 부회장, 하도수 부회장, 송승철 부회장 등 임원들이 참석해 불참 결정의 원인이 된 제40회 동남부체전 재정 입출금 내역과 은행계좌 정보를 공개했다.

최병일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지난 3월 회장단 연수회에서도 연합회 재정을 공개했지만 동남부체전 재정만 따로 떼어 공개하라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지금까지 이러한 전례가 없었지만 전직 회장들과 지역 한인회 등의 의견을 받아들여 (체전 재정을)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재정을 담당하는 이미셸 부회장은 “골프대회 기금 모금 현황 등 체전 예산에 대한 공개요구가 있어 개인적으로 이를 공개하자고 주장했지만 최병일 회장이 ‘오히려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체전 이후 공개하자고 결정을 내렸다”면서 “하지만 이로 인해 체전 불참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방침을 바꿔 모든 내역을 공개한다”며 현재까지의 입출금 내역과 향후 소요 경비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안순해 수석부회장은 “재정 운용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이를 둘러싼 억측과 오해가 너무 커졌다”면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고 공개됐으니 (불참 결정을 한) 한인회들이 오해를 풀고 불참 결정을 재고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갈등의 또다른 원인이 된 특정 인사에 대한 차기 연합회장 출마 종용설과 관련해 최병일 회장은 “절대 그런 일이 없다”면서 “해당 인사가 어떤 형식으로든 연합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뜻을 전해와 골프대회 일을 맡긴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그는 “연합회 정관에 따라 출마하겠다는 사람을 막을 수 없다는 원론적 이야기를 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면서 “이사장이 차기 회장을 맡는 현재의 관례를 개인적으로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골프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전직 회장단 명부를 요청해 이를 전달한 것인데 선거 운동을 위해 회원명부를 제공했다는 소문이 났다”면서 “회원 명부는 존재조차 하지 않는 것이며 연합회장 출마를 미리 알고 이를 격려했다는 주장은 완전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연합회 단톡방에는 출마를 준비하는 해당 인사가 연합회 관계자와의 통화를 통해 “최 회장에게 출마 사실을 알렸고 격려까지 받았다”는 내용이 올라와 논란이 됐었다.

또 다른 논란거리인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 및 구 미주한인회장협회(미한협) 참석 시비에 대해 최 회장은 “최근 라스베이거스 총회를 통해 양 단체가 10여년간의 분열을 끝내고 통합을 결정지은 만큼 광역연합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더 이상 분열단체가 아니기 떄문에 총연 인사들을 동남부 체전에 초청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간에 알려진 대로 폴 송과 서정일씨 등 구 미한협 인사들만 초청한 것이 아니라 김병직, 국승구 공동 회장 등도 모두 초청했다”면서 “하지만 (애틀랜타 K) 보도로 초청 자체가 논란이 된 상황이라 오늘 연락을 취해 초청을 취소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총연 인사들 초청에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참석 인사들이 후원금을 전달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선근 초대회장이 체전 후원금 1만달러를 취소한 것에 대해서도 “미주총연 참석이 문제가 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차세대까지 참석하는 동남부 최대 축제를 앞두고 불화가 불거져 마음이 아프며 지금이라도 매듭을 풀고 체전 성공을 위해 마음을 모았으면 한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40년 전통의 동남부연합회에서 체전 불참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현 회장으로서 소통과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옳은 것은 옳다고 생각하고 타협하지 않는 스타일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체전과 선관위 구성 등 마무리를 잘 하기 위해 (불화를 겪고 있는) 전직 회장단 및 한인회 관계자들과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왼쪽부터 하도수 부회장, 안순해 수석부회장, 최병일 회장, 송승철 부회장, 이미셸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