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확산에 백신 ‘블랙홀’ 지역 접종 급증

앨라배마-미시시피 등 접종률 낮은 지역 ‘스퍼트’

백신 접종률 높은 지역은 코로나19 입원율 낮아

지난 5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10대 청소년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10대 청소년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하자 백신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았던 지방에서 접종률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코로나19로 입원하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7일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남부의 앨라배마, 아칸소,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5개 주에서 지난주 인구당 백신 접종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기류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뚜렷이 확인된다.

입소스의 백신 미접종자 대상 조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매우 우려한다고 답한 사람 중 백신을 맞겠다는 비율은 39%였지만,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 중 접종 의사가 있다는 비율은 12%에 그쳤다.

바이러스를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사람 중 백신을 맞겠다는 비율은 5%에 불과했다.

백신 접종률과 코로나19 입원율 사이의 뚜렷한 상관관계도 계속 드러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방 등 백신 접종률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모든 주는 코로나19 입원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다고 전했다.

WSJ의 자체 분석 결과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사망률 증가 현상이 두드려졌고, 백신 접종자가 적은 남부에서는 코로나19 입원율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지금까지의 추세는 백신이 코로나19를 덜 위험하고 관리하기 쉬운 질병으로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노년층은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백신을 접종하면서 사망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였던 65세 이상의 고령자들이 가장 먼저 백신을 접종하면서 현재는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 중 80%가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CDC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확진자 급증 당시 몇주 간 코로나19 사망자의 63% 이상이 75세 이상의 고령자였지만, 최근에는 그 비율이 40%로 하락했다.

에모리대 보건대학원의 마노즈 자인 박사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노년층이 크게 보호받고 있으며, 현재 압도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계층은 바로 젊은이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