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9차례 연속 적중한 족집게, 올해는?

역사교수 릭트먼…13대 변수 검증결과 “바이든 이긴다”

“트럼프, 코로나 사태 ·인종차별 반대시위 등으로 불리”

대선 결과를 1984년부터 한 번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예측했던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역사학과 석좌교수가 이번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찍었다.

릭트먼 교수는 1981년 러시아 지진학자와 함께 미국 선거사 120년을 분석해 개발한 예측 모델로 1984년 이후 치러진 대선 결과를 모두 알아 맞혔다.

이 모델은 13개 변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집권당 후보가 그 가운데 6개 변수 이상에서 불리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선거에서 패배한다는 판정이 나온다.

13개 변수에는 ‘정당 입지(집권당이 중간선거 전보다 많은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가?)’, ‘사회불안(임기 동안 지속적인 사회불안이 있었는가?)’, ‘스캔들(현재 행정부가 대형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는가?)’, ‘현직자의 카리스마(집권당 후보가 국민 영웅이거나 카리스마를 지녔는가?)’ 등이 있다.

릭트먼 교수는 당선인을 가려내는 작업이 지진을 예측하는 것과 같다며 집권당의 세력 유지가 지반이 안정되려는 힘이라면 야당의 정권교체 조짐은 지반의 융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28일(현지시간) 아메리칸대에 공개한 최신 판정 결과를 보면 릭트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개 변수에서 불리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공화당은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하원을 내주면서 패배해 정당의 입지가 좁아졌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면서 미국 경제가 단기, 장기적으로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사회불안’을 조장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는 이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 ‘러시아 스캔들’로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하원에서 탄핵당했다는 점도 그를 불리하게 만드는 요소다.

릭트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수단 등의 관계 정상화를 끌어냈지만,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소련과 합의해 탈냉전의 발판을 만들었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1987년 체결된 INF는 500∼5천500㎞ 사거리의 지상 발사형 탄도·순항미사일을 생산·실험·배치하지 않기로 한 합의다.

릭트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쇼맨십이 뛰어나지만 일부 열성 지지자들에게만 호소력이 있으며, 미국인 60%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지 않으며 그를 정직하거나 신뢰할만하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판정하기도 했다.

릭트먼 교수는 “대통령 선거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선거운동이 아니라 치적”이라면서 “선거를 몇 주 앞두고 캠페인을 한다고 해서 (결과가) 쉽사리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릭트먼 교수는 백악관으로 가는 13대 변수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① 집권당이 중간선거 후에 그 전 중간선거 뒤보다 많은 하원 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② 집권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심각한 경쟁이 없다.

③ 집권당 후보가 현직 대통령이다.

④ 영향력이 두드러지는 제3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없다.

⑤ 선거운동 기간이 경기침체기가 아니다.

⑥ 대통령 임기 내의 1인당 실질 경제 성장률이 앞선 두 임기의 평균 성장률과 비교할 때 같거나 높다.

⑦ 현재 행정부가 국가정책에 중요한 변화를 주고 있다.

⑧ 현재 대통령 임기에 지속된 사회 불안이 없다.

⑨ 현재 행정부가 주요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다.

⑩ 현재 행정부가 외교나 군사 정책에서 큰 실패를 겪지 않았다.

⑪ 현재 행정부가 외교나 군사 정책에서 큰 성공을 쟁취했다.

⑫ 현재 집권당 후보가 카리스마가 있거나 국민적 영웅이다.

⑬ 현재 야당 후보가 카리스마가 없거나 국민적 영웅이 아니다.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콤보사진.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