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3수’ 조 바이든 후보는 누구?

경험과 경합주 경쟁력 등 강점…구세대 이미지·아들 의혹 약점

‘통합·공감’ 강조해 트럼프와 대비…성공 뒤엔 안타까운 가족사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18일(현지시간) 지명된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은 ‘3수’ 끝에 후보 자격을 거머쥐며 대망을 꿈꾸게 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내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 4월 중도에 하차한 뒤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됐지만 이날 공식 지명 절차를 밟았다.

그는 화려한 정치 이력과 풍부한 국정 경험, 대중적 인지도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 29세에 최연소 상원의원 당선…77세에 최고령 대통령 도전

델라웨어대와 시러큐스대 로스쿨을 나와 1969년 변호사가 된 그는 1970년 카운티 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29세 때인 1972년 델라웨어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공화당 현역 거물을 꺾고 당선됐다.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 기록을 세우며 중앙 정치 무대에 뛰어든 그는 내리 6선에 성공해 민주당의 대표적 정치인이자 ‘전국구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당내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며 상원의원 시절 공화당과 협력을 모색하는 등 초당적 자세를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내면서 외교위원장·법사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는 8년 간 부통령을 맡았다.

다양한 경험과 화려한 경력으로 자주 대선 주자로 거론됐고 실제 1988년과 2008년에는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경선에서 고배를 마셔 최종 후보가 되지는 못했다.

2008년 경선에선 오바마에게 패했지만, 러닝메이트로 지명돼 본선을 함께 치렀다.

바이든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2016년 대선 때도 출마를 검토했지만 나서지는 않았다.

40대에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던 바이든은 이제 30여년의 세월을 거쳐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에 도전한다.

◇ 전통적 민주 지지층 기반 중도성향까지 포용 ‘강점’…구세대 이미지 ‘약점’

대선 승부처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의 경쟁력도 바이든의 강점이다.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총득표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패배한 것은 주요 경합주에서 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경합주의 하나로, 쇠락한 중서부와 북동부 제조업 지대인 ‘러스트 벨트’에 속한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나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바이든은 지난 대선 때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긴 경합주와 백인 노동자 계층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배경은 부친의 부동산 사업을 물려받은 ‘금수저’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되기도 한다.

올해 대선에선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이 경합주로 꼽힌다.

이 지역의 대통령 선거인단 수는 101명으로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270명)의 37.4%에 이른다.

바이든은 ‘진보·여성·유색인종’ 등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을 기반으로 중도 성향까지 가미해 부동층 공략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1942년 11월생으로 올해 77세인 구세대 이미지와 워싱턴 주류의 기성 정치인 이미지, 잦은 실언 등은 약점으로 꼽힌다.

트럼프 진영의 네거티브 공세도 부담 요인이다.

부통령 시절에 둘째 아들 헌터가 우크라이나 회사에 채용된 뒤 부당이득을 취했지만, 바이든은 이를 모른 채 하거나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경선 과정에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미투’ 폭로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반면 부통령 후보로 검사 출신의 흑인 여성이자 초선 상원의원인 카멀라 해리스(55)를 고른 것은 바이든의 여러 약점을 보완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애절한 가족사…교통사고로 첫부인과 사별·장남도 5년전 숨져

한편 정치인으로 성공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이면에 있는 애절한 가족사(史)도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1972년 11월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지 한 달 뒤인 그해 12월 교통사고로 아내와 13개월짜리 딸을 잃었다. 두 아들은 다쳐 입원했다.

그는 충격으로 의원직 사퇴까지 고려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위기를 넘기고 이듬해 아들들의 병실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현재 부인인 질 바이든과 1977년 재혼하기 전까지 혼자 두 아들을 돌봤다.

2016년 대선 도전을 고려하던 2015년 5월에는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이던 장남 보 바이든이 뇌암으로 숨지는 불운도 겪었다.

바이든은 이런 고통을 이겨내고 공감 능력과 친화력을 앞세워 통합과 치유의 메시지를 보여왔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