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결국 이민당국 수사까지 받게 되나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 198호

더그 콜린스 연방 하원의원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한마디로 ‘온몸을 바쳐’ 대통령을 보호한 충성파 정치인입니다. 대통령의 신임이 대단해서 조지아주를 방문할 때면 에어포스원 옆자리에 앉혀 동행하는 측근 중의 측근입니다.

자니 아이잭슨 의원의 은퇴로 공석이 된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 자리에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대통령의 뜻을 꺾고 콜린스 의원이 아닌 정치 신예 켈리 뢰플러를 앉힌 순간 두 사람의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이러한 배신감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의 경제 재개가 발표되자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책인데도 온갖 악담을 퍼부었습니다.

콜린스 의원은 주지사가 지명한 켈리 뢰플러 현 의원에 맞서 11월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합니다. 보궐선거인데 공화당에서 유력한 주자 2명이 맞대결을 벌이게 됐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의 대리전 양상이 됐습니다. 누가 이기든 조지아 공화당에 타격을 주는 이전투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콜린스 의원이 결국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에게 정치적인 비수를 꽂았습니다. 바로 한국기업인 SK이노베이션 공사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불법 취업사건을 연방 이민단속 기관인 ICE에 수사해 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입니다. 조지아주에 3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외국기업에 조지아주 정치인이 공식 수사를 요청한 셈입니다.

지역구에 속한 노동조합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켐프 주지사의 ‘최대 치적’ 가운데 하나인 SK이노베이션 공장의 불법성을 드러내 흠집을 가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콜린스 의원은 “조지아주에 좋은 기업이라고 해서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불법으로 빼앗을 수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식의 여론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진 것은 SK이노베이션과 공사를 맡은 한인 건설업체들의 ‘눈가리고 아웅’식 대응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봐야 합니다. 애틀랜타 공항에서 33명이 무비자로 불법입국하다 강제출국을 당했는데도 여전히 수많은 무비자 한국인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가 지역 방송국의 카메라에 적발되는 망신을 당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인 근로자들의 코로나19 집단감염과 무비자 입국등으로 지역 한인사회의 비난이 커지자 갑자기 한인 신문사들에 광고를 내겠다고 단가를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비판적인 언론보도를 광고로 회유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은데 한국에서 기자생활할 때 많이 봤던 매우 구시대적인 전략입니다.

수사를 의뢰한 사람의 정치적 위상으로 봤을 때 연방 이민당국도 쉽게 무시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는 한편 조지아 법인 담당자가 지금이라도 투명하게 밝힐 것은 밝히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는 것이 책임있는 기업의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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