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곰팡이의 습격’…식량위기 부른다

지구 온도 상승으로 열대 곰팡이 질병이 고위도 지역으로 이동…열 저항도↑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면서 곰팡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커져 세계 식량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3일 가디언에 따르면, 에바 스터켄브로크 독일 킬 대학 교수와 세라 거 영국 엑서터 대학 교수는 지난 2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에서 곰팡이가 미래 식량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곰팡이의 습격을 저지하지 못하면 인류가 세계적인 건강 재앙과 굶주림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터켄브로크 교수는 “세계 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류는 전례 없는 식량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곰팡이 감염으로 대량의 농작물 손실을 보고 있고,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곰팡이는 회복력이 좋고 번식을 위해 퍼트리는 홀씨(포자)는 바람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한다. 곰팡이는 단일 작물 농장 전체에 손해를 끼칠 수 있고, 적응력이 뛰어나 약품에 대한 저항력을 갖도록 진화한다.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로 곰팡이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일례로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열대 지방에서 발생하던 밀 줄기 녹병이 영국이나 아일랜드에서도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곰팡이는 1990년 이후 연 약 7㎞씩 고위도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지구온도 상승은 새로운 곰팡이 출현을 부추기고 있다.

열 저항력이 생긴 곰팡이는 따뜻한 피를 가진 동물이나 인간을 더 잘 감염시킬 수 있다. 토네이도처럼 기온 상승으로 발생한 강력한 폭풍은 이런 곰팡이 홀씨를 더욱 멀리 퍼트리고 있다.

곰팡이 피해를 막으려면 다양한 곰팡이 감염에 강한 종자들을 섞어서 재배해야 한다.

현재 드론과 인공지능이 곰팡이 확산을 빠르게 감지하고 통제하는 것을 돕고 있고, 곰팡이가 쉽게 내성을 키울 수 없도록 하는 새로운 농약도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거 교수는 곰팡이 연구에 대한 지원이 코로나19 연구 지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먹을 게 충분하지 않으면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이 출현하기도 전에 영양부족으로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