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애플카 대신 자체 전기차 만든다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 출시…2025년까지 29조 투자

온라인 통해 인베스터 데이…”올해 기아 대변혁 원년” 선포

기아가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을 출시하고 2030년까지 연간 160만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하는 등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낸다. 내년에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첫 모델을 출시한다.

또 2025년까지 미래사업 등에 29조원을 투자해 영업이익률 7.9%를 달성할 계획이다.

기아는 9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작년 공개한 중장기 미래전략 ‘플랜 S’를 재점검하고 3대 핵심 사업과 세부 전략, 중장기 재무·투자 목표를 공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새로운 로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사명이 적용된 올해를 ‘기아 대변혁(Kia Transformation)’의 원년으로 선포한다”며 “기아는 이제 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에게 혁신적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 전기차(EV) 전환 구체화 ▲ PBV 사업 역량 강화 ▲ 모빌리티 사업 확대 등 3대 핵심 사업으로 구분했다.

기아는 우선 2030년 글로벌 판매 405만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2026년 106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2030년까지 연간 160만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하고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중 전기차의 경우 2026년 58만대, 2030년 88만대 이상의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과 국내, 북미, 중국 등 주요 선진시장에서 2030년 85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기차 판매 비중을 34%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3월 말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 공개될 전용 전기차 CV(프로젝트명)를 시작으로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기아는 기존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오는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을 출시, 파생 전기차 4종과 함께 총 11개의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7개 차종의 전용 전기차에는 ‘EV’라는 직관적인 차명을 붙여 미래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는다.

전용 전기차 CV에는 자율 주행 기술 2단계에 해당하는 HDA2(Highway Driving Assist 2)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며, 2023년 출시될 전용 전기차에는 3단계 자율 주행 기술 HDP(Highway Driving Pilot)가 적용될 계획이다.

전용 전기차 CV는 1회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번에 주행할 수 있으며 4분만 충전해도 주행거리 100㎞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을 3초대로 구현했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CV는 오는 7월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는 2022년 첫 PBV 모델이자 전용택시인 PBV01을 출시하고 화물 적재에 특화된 PBV와 차박(자동차+숙박)·레저에 특화된 PBV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과 독자 플랫폼 개발로 PBV 사업을 확장, 2030년 연간 100만 대 판매를 달성해 PBV 시장에서 글로벌 판매 1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48년간 군수차량 개발 경험을 통해 확보한 특수 설계 역량과 생산 라인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사업의 경우 점유형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서비스를 확장한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카셰어링 서비스 ‘위블’을 올해 기업 서비스와 점유형 서비스로 확장하고, 이탈리아와 러시아에서만 운영 중이던 기아모빌리티 서비스도 올해 유럽 4개국에 신규 론칭한다.

2030년 7만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정부간 거래(B2G) 영역에서는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구독과 셰어링 결합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는 이날 올해 사업 계획과 재무 목표도 발표했다.

기아는 올해 전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12% 늘어난 292만2천대(도매 판매 기준)를 판매하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3.7%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1분기 K7 완전 변경 모델과 K3 상품성 개선 모델을 시작으로 2분기 기아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스포티지의 신형과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 K9의 상품성 개선 모델, 3분기 첫 전용 전기차 CV와 유럽 전략형 차종 씨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는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선보인다.

중장기적으로 판매 믹스 개선과 레저용 차량(RV) 판매 비중 확대 등을 고려, 작년 제시했던 영업이익률 목표(2022년 5%, 2025년 6%)를 상향 조정해 2022년 6.7%, 2025년 7.9%로 새로 제시했다.

SUV 위주의 신차 출시를 통해 2025년까지 RV 판매 비중을 6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아는 2025년까지 총 29조원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며, 기존 사업 부분에서의 투자를 1조원 줄이는 대신 이를 자율 주행, 수소,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핵심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에 투입해 미래사업 부분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밖에 단기적으로 25∼30% 수준의 배당 성향 기조를 유지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글로벌 상위 그룹 수준인 10%대로 끌어올려 2025년에는 12.8%를 달성한다고 밝혔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9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개최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1.2.9
[현대차기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