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아이패드, PC·태블릿 경계허문다

애플, 자체설계 M1칩 넣은 아이패드 프로 2종 공개

썬더볼트와 USB4 지원…외장장치 사용 제한 없애

애플이 20일 공개한 5세대 아이패드 프로 2종에는 모두 자체 설계한 ‘M1’칩이 들어갔다.

M1 칩셋은 애플이 작년 11월 처음으로 독자 개발해 내놓은 컴퓨터용 시스템온칩(SoC, 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기술집약적 반도체)이다.

컴퓨터 구동에 필요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공지능(AI) 연산을 수행하는 뉴럴엔진, D램 등을 한데 합친 것으로 성능은 물론 전력 효율도 최상급이라고 애플은 강조했다.

아이패드에 모바일용 AP가 아닌 PC와 동일한 칩셋이 탑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맥북에서 인정받은 M1칩을 아이패드 제품에도 이식해 생산 효율성과 아이패드 성능을 높이려는 취지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패드 시리즈에는 아이폰에 탑재되던 A시리즈 칩셋을 넣었고, 아이패드 프로에는 이 성능을 강화한 칩셋을 써왔다.

종전 모델과 비교해 CPU 성능은 최대 50%, GPU 성능은 최대 40% 빨라졌고, 저전력 칩 탑재로 배터리도 온종일 쓸 수 있게 됐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 [애플 제공]

M1을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는 사실상 PC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PC와 태블릿의 경계를 허무는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상 프로그램을 이용해 고해상도 영상 렌더링 작업이나 3D 그래픽 작업 등을 하면 일반 PC에서도 끊김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M1 맥북과 마찬가지로 지연 없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M1이 도입되면서 아이패드 프로의 USB-C 단자가 썬더볼트4와 USB4로 업그레이드됐다는 것 역시 중요한 변화다. 전송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외장 저장장치 등의 제한까지 없앤 것이다.

고성능 케이블이나 외장 하드를 아이패드에 연결해 쓸 수 있고, 특히 6K 이상의 고화질 디스플레이까지 연결해 아이패드 프로에서 멀티태스킹을 하기가 더 쉬워졌다.

이번에 애플이 새로 선보인 ‘센터스테이지’ 기능도 M1의 처리 능력을 활용한 것이다.

센터스테이지는 사용자를 인식해 항상 사용자를 중앙에 위치하도록 하는 카메라 기술로, 영상통화, 영상회의를 위한 것이다. M1의 머신러닝 능력으로 사용자를 인식하고, 사용자가 움직이면 자동으로 프레임을 다시 조정한다. 다른 인물이 화면으로 들어왔을 때도 이를 감지해 부드럽게 줌아웃하고, 모든 인물이 프레임에 들어오도록 맞춘다.

PC와 태블릿의 성능이 비슷해지면서 ‘이동성’ 외에 이들 제품군의 차이를 찾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 프로는 이동성이 뛰어나 컴퓨터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폼팩터적 특성이 있다. 전·후면 카메라도 달려 있고, 화면을 터치하거나 애플 펜슬을 지원해 바로 디스플레이에 필기할 수 있지만 맥은 키보드나 마우스를 통해 작업해야 해 이들 가운데 태생적 차이가 존재한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서도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 수준의 편집을 할 수 있다며, 당장 맥과 아이패드의 지원 프로그램이나 OS 등 사용경험을 통합시킬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아이패드 프로 영상 편집 [애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