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후원 ‘큰 손’ 코크, 트럼프 출마 공개 반대

‘비토’ 구심 형성 주목…뉴햄프셔주지사 “트럼프, 바이든 못이겨”

공화당의 대표적 ‘큰 손’ 억만장자인 찰스 코크가 이끄는 후원 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도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둔 이후 내부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데다 지지율마저 주춤한 상황에서 고액 기부자들을 중심으로 비토의 구심이 형성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재도전 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크가 후원하는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의 에밀리 쉴드 대표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나라를 위해 2025년에는 새로운 장을 열 대통령을 뽑는 것이 최선”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막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선언 이후 공화당 내부에서 반대를 밝힌 가장 의미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커지고 있지만 이를 조직화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일각에서는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과 유사하게 후보 자리를 거머쥘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고 WP는 지적했다.

연방선거위원회에 따르면 AFP와 연계된 슈퍼팩(Supt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은 지난 회계연도 모두 6천90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모금했다.

코크의 네트워크는 현재 또 다른 정치후원 단체인 ‘성장을 위한 클럽’에도 가입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 후원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미국 선거 구조상 코크를 시작으로 큰 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조직적 반대에 나설 경우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이룬 코크는 보수 진영의 손꼽히는 후원자로서 공화당의 각종 선거에 거액을 기부해 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재임 시절부터 비판적 거리두기를 유지해 왔다.

경선 출마를 저울질 중인 잠재적 대권주자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리기’ 역시 강도를 더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 주지사는 이날 ABC 방송에 출연, “트럼프는 매우 극단적 후보가 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가 형성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보가 될 수는 있지만 이길 수는 없다”면서 2024년 대선 경선 출마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롯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도 대안으로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