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상털기’ 이어 표적 공격까지

캘리포니아 경찰관 머리 총상…용의자는 미 공군 하사

국토안보부 “경찰관, 극단주의자 표적될 가능성 있어”

미국 경찰관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신상털기가 광범위하게 확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P통신은 10일 연방 국토안보부의 문건을 인용해 뉴욕과 보스턴, 워싱턴DC, 애틀랜타 등 대도시의 고위 경찰 간부들의 집 주소와 전화번호가 인터넷에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보가 유출된 경찰관들은 미국 내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국토안보부의 분석이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한 경찰관의 경우 본인과 가족들의 개인 정보가 온라인에 공개됐다. 게시물에는 “이 개인정보로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라는 문구까지 담겼다.

특히 경찰관들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실제로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 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 보안관실은 10일 오전 3시 45분께 파소 로블레스 경찰서가 총격을 당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당시 경찰서 창문과 문이 총에 맞았으며, 이후 대응 과정에서 부보안관 1명이 머리에 총을 맞았다. 그는 중상을 입었지만 현재 안정적인 상태라고 보안관실은 밝혔다.

보안관실은 감시카메라에 포착된 검은 머리에 수염이 덥수룩한 남성의 용의자 사진을 공개했다.

이언 파킨슨 샌 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 보안관은 “이 사건은 매복 습격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범인은 경찰관들이 경찰서에서 나온 후 이들을 공격할 의도로 계획을 세운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을 추적하던 중 인근 기찻길에서 한 58세 남성의 시신도 발견했다. 이 남성은 근거리에서 머리 뒤쪽에 총격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총격범이 이 남성도 살해하고 경찰 추적을 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캘리포니아주 북부 산타크루즈 카운티에서도 지난 6일 무장한 남성의 습격으로 경찰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경찰은 용의자가 미 공군 하사이며, 수제 폭탄과 AR-15 반자동 소총 등으로 무장한 채 경찰을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연방수사국(FBI)은 이 남성이 지난달 29일 오클랜드의 법원 건물에서 연방 경찰관 1명이 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도 연루됐는지 조사 중이다.

국토안보부는 경찰관의 개인정보가 보안이 취약한 이메일을 통해 유출된 경우도 있지만, 일반에게 공개된 소셜미디어 서비스(SNS) 등을 통해서도 수집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인터넷에서 경찰관 신상털기를 위한 다양한 스캠(scam·사기)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토안보부는 경찰관들도 개인정보 지키기를 위해 이메일 계정 보안을 높이고, 무료 인터넷 퀴즈나 게임 등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주 샌 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 셰리프국이 공개한 총격범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