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폭력 항의시위에 ‘포 패트롤’ 폐지 논란

‘경찰견’ 등장 만화 인종차별 항의시위 지지 문구 올려

“어린이 만화까지 정치화” 비판도…트럼프 아들도 가세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저항 시위의 불똥이 미국의 인기 어린이 만화로까지 튀었다.

경찰 역할의 강아지가 등장하는 만화를 폐지할지 말지를 두고 ‘농담 반 진담 반’의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이 트위터에 올린 글 [에릭 트럼프 트위터 캡처]
논쟁의 소재가 된 만화는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닉주니어가 방영 중인 ‘포 패트롤'(한국어 제목: 퍼피 구조대)이다.

12일 뉴스위크와 피플지 등에 따르면 이번 논쟁은 ‘포 패트롤’ 제작진이 지난 2일 공식 트위터에 인종차별 저항 시위에 연대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일부 네티즌은 “경찰이 고귀하고 정의로운 직업인 것처럼 어린이를 세뇌시키는 만화”라며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했고, “체이스(경찰견의 이름)를 없애라”, “경찰견을 해고하든지 안락사시켜라”라는 댓글도 달렸다.

그러자 “우리 아이는 체이스를 사랑한다. 제발 좀 그만해라”, “어린이 프로그램일 뿐이다. 모든 것을 정치화하지 말고 부모답게 행동하라”는 반박 글도 이어졌다.

논쟁은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0일 ‘포 패트롤’ 폐지 찬반을 둘러싼 네티즌 반응을 기사화하면서 더욱 커졌다.

NYT는 “‘포 패트롤’에 대한 항의”라는 제목의 칼럼 기사에서 경찰·범죄물 소재 TV 프로그램이 미국인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는 내용을 다뤘다.

그러자 폭스뉴스 등 보수 매체들은 평론가들을 출연 시켜 “좌파 소셜미디어 폭도”가 어린이 만화까지 문제 삼는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는 NYT 기사를 언급하며 “좌파가 ‘포 패트롤’을 없애려 한다. 이 사람들은 정신이 나갔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미국의 팩트체크 전문사이트 ‘스놉스’는 이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포 패트롤’은 폐지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2013년 방영을 시작한 ‘포 패트롤’은 경찰견 체이스를 비롯한 여섯마리의 강아지가 어려움에 빠진 친구들을 도와주는 내용으로, 현재 시즌 8까지 나왔다.

‘포 패트롤’은 올해 8월 북미 지역에서 영화로도 개봉한다.

‘포 패트롤’ 제작진이 올린 인종차별 항의 시위 지지 글 [‘포 패트롤’ 공식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