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안된 사람도 코로나 항체 갖고 있다

영국 연구팀 “다른 바이러스에 노출돼 형성…20명중 1명 보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어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항체를 지닌 사람들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 레트로바이러스 면역학 연구실장 구게오그레 카시오티스 박사 연구팀은 소수의 성인과 특히 아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교차 반응(cross reaction)을 보이는 항체를 지니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7일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인 2011~2018년 채취된 300여 개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혈액샘플은 거의 모두가 감기를 일으키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반응하는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 이 항체는 혈액 샘플의 주인공들이 살면서 어느 땐가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돼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인은 20명에 1명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교차 반응을 보이는 항체를 지니고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항체는 감기 바이러스 감염과도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6~16세의 아이들에게서 채취된 혈액 샘플에서 이 항체가 성인보다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아이들이 성인보다 코로나19에 교차 반응을 보이는 항체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이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비롯해 코로나19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결과로 보인다.

이는 또 아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증상이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낮은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일 수 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이들은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들에 빈번히 노출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 항체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이나 확산을 막는다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시험관 실험에서는 이 항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neutralize) 능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spike) 단백질에는 S1, S2의 두 가지 하위 단백질(subunit)이 있다.

S1은 숙주 세포의 표면에 달라붙는 데, S2는 세포 속으로 들어가는 데 사용된다.

S1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S2는 유사하다.

특히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코로나19는 S2가 상당히 유사하다는 사실이 분석 결과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지금까지는 S1에 대항하는 항체만이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지만, 이 분석 결과는 S2에 대항하는 항체도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증거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코로나19 항체 검사하는 의료진(자료사진)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