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권이면 전세계 190곳 입국…세계 2위

싱가포르·일본 1위…한국 외교부 “무비자 입국 가능 지역 149곳”

대한민국 차세대 전자여권
대한민국 차세대 전자여권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달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여권민원실에서 직원이 보안이 강화된 차세대 전자여권 샘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여권을 제시하면 무비자, 도착비자, 전자비자 등 방식으로 쉽게 입국할 수 있는 국가와 속령 등이 190곳에 달해 ‘여권의 힘’ 순위가 세계 2위라는 발표가 나왔다.

11일 CNN방송 등에 따르면 국제교류 전문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가 이날 발표한 이 순위에서 한국은 190점으로 독일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한국은 2013년 13위까지 떨어졌다가 2018년부터 2∼3위로 최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4위는 오스트리아, 덴마크,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이었다.

북한은 39곳에 그쳐 104위를 기록했다.

북한 뒤로는 네팔, 소말리아, 예멘, 팔레스타인,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7개국밖에 없었다.

이 순위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를 바탕으로 전 세계 국가와 속령 227곳 가운데 특정 여권 소지자가 무비자, 도착비자, 전자비자 등 방식으로 쉽게 입국할 수 있는 곳이 어느 정도인지를 지표화한 것이다.

도착비자란 출국 전 번거로운 절차 없이 입국장에 도착해 신청서를 제출한 후 수수료를 내면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전자비자는 온라인으로 발급하는 비자로, 일반 비자보다 발급 절차가 간편하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 관용 여권으로 이런 도착·전자비자 없이도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한 국가와 지역만 아시아 20곳, 미주 34곳, 유럽 54곳, 태평양·대서양 등 섬 지역 14곳, 아프리카·중동 27곳으로 총 149곳이다.

이 가운데 일반 여권으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곳은 126곳이다.

다만 CNN은 지표 산정 과정에서 여권·비자와 무관하게 각국이 일시적으로 시행한 입국 제한 조치는 고려되지 않아 당장의 입국 상황과 지수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헨리앤드파트너스는 코로나19에 따른 입국 제한 조치 탓에 지표 산출을 시작한 2006년 이래 국가간 ‘이동 양극화’가 가장 컸다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면서 부국과 빈국 간 이런 격차를 더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지표를 고안한 크리스티안 케일린 헨리앤드파트너스 의장은 국가 간 이주·이민이 자유롭게 허용되는지 여부가 코로나19 대유행 종식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데 중요할 요소가 될 것이라 진단했다.

그는 “여권과 비자는 국가 간 이동할 기회를 결정하는 요소인 만큼 세계적으로 사회 불평등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도구”라며 “출신 국가는 피부색만큼 다양하고 무작위로 정해지기에 부국이 이민을 받아들여 전 세계적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재분배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