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업계 키워드, ‘온택트·온미맨드·지속가능’

코로나 쇼크에 ‘천지개벽’…”소통 강화하고 개성 따라잡기”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가장 큰 혼란을 겪은 곳이 바로 패션·뷰티업계다. 전세계 기업들은 재택근무로 속속 전환했고 학교 역시 온라인 수업이 대세가 됐다.

이 때문에 고가의 외출복 수요가 급감하면서 패션업체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뷰티업계 역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립스틱을 비롯한 화장품 수요가 크게 줄었다. 특히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퍼지면서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패션·뷰티 업계는 이같은 흐름이 신축년 새해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온택트’와 ‘나’, ‘지속가능성’이 패션·뷰티 업계의 화두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언택트’는 단숨에 넘어…소통·체험 위한 ‘온택트’로

3일 패션·뷰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망을 구축한 업체들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동 자체를 금지하는 조치가 내려진데다 대부분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방문을 꺼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패션·뷰티 업체들은 서둘러 온라인 채널 ‘확장’에 나섰다. 기존 주요 이커머스와 제휴·진출을 확대하거나 자사 온라인몰을 강화하는 비대면(언택트, Untact)을 넘어 ‘온라인으로 연결'(온택트, Ontact)되는 채널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온택트 채널의 대표는 ‘라이브 방송’이다. 소비자는 영상을 통해 상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간접 체험’ 할 수 있을뿐 아니라, 댓글을 등을 통해 피드백이나 궁금한 점을 실시간으로 주고 받을 수 있다.

‘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강한 패션업계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기존 이커머스의 라방 채널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서 자사 플랫폼을 구축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2월14일 ‘에스아이라이브’를 시작했고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은 자체 유튜브 채널인 ‘더한섬닷컴’에서 라방을 진행하고 있다.

뷰티업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11월 중국 ‘광군제’에서도 라방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등이 현지 인기 왕홍을 내세운 라이브 커머스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LG생활건강의 6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대비 174%,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약 100% 급증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들은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 그러나 완전한 ‘소멸’은 아니다. 오히려 ‘진화’에 가깝다. 이커머스는 물론 라방에서도 한계가 클 수밖에 없는 ‘체험’을 전담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LF가 추진하고 있는 ‘LF몰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온라인몰인 LF몰에서 물품을 주문한 후 매장을 방문해 입어본 후 픽업해 가는 방식이다. LF는 현재 전국 20여개 곳에서 운영 중인 LF몰 스토어를 모든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주요 상권내 신규 매장을 더욱 늘리는 ‘역발상’ 전략도 눈길을 끈다.

◇소비의 중심엔 ‘내’가 있다…”온미맨드 전략 필요”

코로나19는 개인이 중심에 서는 시대를 앞당겼다. 유행이나 격식보다는 나의 ‘만족’과 ‘개성’이 소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됐다는 얘기다.

내가 중심이 된 소비 트렌드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소비주도층으로 자리매김한 MZ세대의 부상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주목할 현상도 일어났다. 소비의 ‘양극화’다. 패션업계에서는 값비싼 명품 패션·잡화가 각광 받는 동시에 홈웨어와 컴포트룩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뷰티업계 역시 ‘럭셔리’라인의 건재와 동시에 가성비를 높인 상품들이 부상했다.

개인에 대한 ‘투자’를 위해 명품·럭셔리 라인을 주목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반면, 일상 생활의 편리함과 실용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그만큼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펀슈머’ 마케팅 또한 부상하고 있다. 소비에서도 개인의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것이다.

최근에는 ‘레트로’, ‘뉴트로’를 넘어 ‘힙트로'(힙+레트로), ‘빈트로'(빈티지+레트로) 등 신조어도 탄생했다. 최근 유독 활발히 일고 있는 ‘콜라보’ 상품 출시도 펀슈머 마케팅의 일환으로 꼽힌다.

옛 스타일이나 소재를 현 시대적 관점이나 개인의 개성에 따라 ‘재해석’하는 현상이 MZ 세대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이른바 ‘온미맨드'(On-Memand, 나의 개성과 만족을 최우선으로 소비하는 형태)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편안함과 활용도를 고려하는 실리적 태도가 이어지고, TPO의 엄격성이 무너지면서 다채로운 개성의 표현이 동시에 다양하게 보여진다”며 “트렌드에 따른 기획 보다는 철저히 소비자에 집중한 ‘온미맨드’ 전략을 구사할 때”라고 강조했다.

◇”환경친화가 대세”…지속가능경영, 선택 아닌 ‘필수’

‘필(必)환경’으로 대표되는 ‘지속가능'(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 전략은 패션·뷰티 업계에서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상품이나 동물실험을 배제하는 브랜드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도 ‘비건'(vegan) 상품을 개발하고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이 지난해 7월 뷰티 콘텐츠 플랫폼 셀프뷰티와 함께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이 ‘화장품 구매시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올리브영은 이러한 여론에 대응해 지속가능경영을 가속화했다. ‘클린뷰티’라는 자체 기준을 통해 건강한 성분과 지구와 공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화장품 브랜드와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유해 의심 성분을 배제하고 친환경 또는 동물 보호를 실천하는 브랜드에 선정 마크를 부여한다.

패션업계도 마찬가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8월 이탈리아 비건 패딩 브랜드인 ‘세이브더덕'(SAVE THE DUCK)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속가능기업 선포와 함께 대표 캐주얼 브랜드 빈폴 부터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비싸이클(B-Cycle)’ 라인을 출시했다. 코오롱FnC는 코오롱몰 내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30여 개 브랜드를 소개하는 ‘위두'(weDO)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지속가능경영의 부상을 이끈 것 또한 코로나19 사태와 MZ세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염은 역설적으로 너와 내가 ‘연결’돼 있음을 반증한다. 이에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내 자신의 안위보다 ‘공동체’와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고민을 더욱 중시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MZ세대는 개개인의 개성이 강한 만큼이나 사회적 감수성이 높은 세대로 알려져 있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켄지가 아시아 6개국 1만6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Z세대는 ‘윤리적 가치 소비를 한다’는 비율이 26%로 6개국 중 가장 높았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환경 오염 등 심각해지는 사회 문제로 인해 화장품 구매 시에도 보다 건강하고,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가치 소비와 윤리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클린뷰티를 차세대 K뷰티 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지영 소장은 “ESG는 이미 오래 전부터 등장한 개념이지만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류가 됐다”며 “기업에도 ESG 역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성장 시대,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 추구와 함께 사회적 가치 경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롯데 온택트 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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