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 당국이 중국 당국이 금지한 종교·수련 조직인 파룬궁 산하 예술단을 상대로 아동 착취 여부를 가리는 조사에 착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 노동부는 뉴욕주에 본거지를 둔 선윈예술단(Shen Yun Performing Arts)이 연간 수백회 공연을 강행하면서 미성년자 단원에게 제대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는지를 놓고 조사를 시작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8월 NYT가 선윈예술단을 상대로 아동 단원을 학생 신분처럼 데려와 사실상 노동 착취를 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 나온 것이다.
하지만 예술단은 단원에게 임금을 거의, 또는 아예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무리한 일정과 열악한 환경 등을 강요해왔다는 게 전직 단원들의 폭로다.
미성년 무용, 음악 단원 중 수많은 이들이 파룬궁 신도 자녀들로 알려졌다.
전직 단원 중 한명인 바이올리니스트 류진 류는 15살부터 2년간 200회 무대에 섰지만 한달에 300달러(41만원) 이상 받아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이번 조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위법 가능성을 들여다보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선윈예술단 측은 성명을 내고 “학생들 대다수는 그들의 꿈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할 것”이라며 “학부모들도 자녀들의 긍정적 변화에 극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 학생이 연방 법으로 규정되는 ‘피고용인’이 아니라고 예술단 측은 덧붙였다.
NYT가 문제삼은 관행은 선윈예술단이 부당하게 미성년 단원을 착취해왔다는 점이다.
이 예술단은 곡예, 발레를 아울러 8개 공연단을 거느리고 있으며, 최근 시즌에서 5개 대륙을 오가며 800회 이상 공연을 했는데, 이는 각 공연단이 한 시즌에 100회 넘게 공연을 하면서 미성년자 없이는 충분한 단원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전직 단원들의 주장이다.
타악기 연주자인 에반 글리크먼은 24세부터 2년간 선윈예술단에서 활동하면서 연간 3만5000달러(4800만원)을 받았으며, 단원 중 3분의 2 가량은 학생 단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모든 걸 다했다. 만약 진짜 예술가에게 돈을 줘야한다면 그곳은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폭로하고, 자신 또한 가혹한 투어 일정에 시달리던 끝에 그만뒀다고 말했다.
전직 단원인 한 바순 연주자는 더 극단적인 폭로도 터트렸다.
그에 따르면 공연을 마치면 밤새 투어 버스를 타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면서 모텔에서 잠을 자야했으며, 특히 중국 당국이 파룬궁을 탄압하려 버스에 들이닥칠까봐 밤새 보초를 서도록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노동 착취는 성인에게도 마찬가지였다고 NYT는 전했다.
한 대만 출신 무용가는 13세에 입단한 뒤 2019년 23세에 정식 고용하면서 주당 25시간에 월급 1000달러로 계약했으나 실제로는 주당 65시간 넘게 일해야 했다고 NYT에 말했다.
특히 물질적 집착을 버리도록 하는 파룬궁 압박 때문에 돈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못했으며, 실제로 너무 적은 돈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감히 물어볼 수 없었다”고 이 무용가는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