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세, 참석자 6200명 불과

털사 소방국 공식 확인…K팝 팬들 ‘노쇼 작전’ 성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석 달여 만에 재개한 유세가 저조한 참석으로 ‘굴욕’을 당한 가운데 실제 참석자 숫자가 당초 알려진 1만3000여명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6200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이날 집회를 관리한 털사 소방국의 앤드류 리틀 공보관은 21일 “공식 집계결과 6200명에 조금 못미치는 인원이 유세장인 BOK 센터에 입장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캠프 브래드 파스케일 선거 대책본부장은 전날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유세장 참석률이 저조한 이유가 입구에서 시위대가 지지자들의 입장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 설명과 달리 세계 1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동영상 중심 소셜미디어 틱톡을 사용하는 미국 청소년들과 K팝 팬들이 수십만장에 달하는 표를 예약하고는 현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고 NYT가 보도했다. (본보 관련기사 링크)

트럼프 캠프가 지난 11일 트위터에 털사 유세장 무료입장권을 휴대전화로 예약하라는 공지를 띄우자 K팝 팬들이 이 내용을 퍼다 나르며 신청을 독려했고 틱톡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동영상이 널리 퍼졌다는 것이다.

대부분 사용자는 글을 올리고 나서 하루, 이틀 뒤 게시물을 지웠다. 트럼프 캠프 측이 눈치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세 당일 밤 자신들의 ‘노 쇼’ 캠페인이 승리를 거뒀다고 트위터에 선언했다.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급진적인 시위대”가 참석을 “방해했다”고 주장한 파스케일 트럼프 캠프 본부장에게 “사실 당신은 틱톡을 쓰는 10대들에게 한 방 맞았다”고 답장을 보냈다.

아이오와주에 사는 메리 조 로프(51)는 틱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예해방기념일 ‘준틴스데이'(6월19일)에 맞춰 유세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좌절한 흑인 사용자들을 상대로 행동에 나서자고 독려한 사람 중 하나다. 유세는 결국 하루 미뤄졌다.

로프는 지난 11일 틱톡에 올린 영상에서 “1만9000석 규모의 강당이 겨우 꽉 차거나, 완전히 텅 빌 수 있도록 지금 가서 표를 예약하고 그(트럼프 대통령)가 무대 위에 혼자 서있도록 만들자”고 말했다.

다음 날 아침 로프의 영상은 70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고, 조회 수는 200만회를 넘어섰다. 로프는 자신이 받은 피드백을 토대로 최소 1만7천장의 표가 예약됐다고 추정했다.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에 놀랐다는 로프는 “이 나라에는 지금 당장 투표할 나이는 아니지만 정치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으며 이 작은 ‘노 쇼’ 시위에 참여한 10대들이 있다”고 말했다.

NYT는 최근 들어 K팝 팬덤이 미국 정치에 점점 더 많이 관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팝 팬들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 생일을 맞아 트럼프 캠프가 생일축하 메시지를 요청했을 때, 지난달 31일 댈러스 경찰이 불법 시위 현장을 담은 영상을 보내 달라고 했을 때 엉뚱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영상을 편집해 대량으로 보내 세를 과시했다.

같은 방식으로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는 캠페인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깎아내리는 ‘백인 목숨도 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는 해시태그(#)가 온라인에서 묻히는 데 한몫했다.

비어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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