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이 대통령 될 것”인정

폭스뉴스 인터뷰서 “사람들이 나를 싫어해”

털사 유세 흥행참패에 본인-캠프 모두 충격

최악 선거 패배 우려 고조…선거 전략 수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개월여 남은 대선에서 자신이 뒤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28일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참모들 일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이 실패할 것이란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상황이 무척 엄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약 3개월만에 재개된 지난 20일 오클라호마 털사 유세에서 유세장인 오클라호마은행센터(BOK)가 텅텅 비었다는 것은 캠프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털사 유세 이후 일주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대선 레이스에서 뒤지고 있음을 마지 못해 인정했다고 대통령과 가까운 3명을 인용해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폭스뉴스 숀 해니티와의 지난 25일 인터뷰에선 집권 2기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두서없고 굼뜬 답변을 내놓아 참모들의 오금을 저리게 만들었다.

평소 자신감이 넘치는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몇몇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라며 자신의 패배를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인터뷰가 방송되고 몇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이너 서클에선 대통령이 재선을 정말로 원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었다.

폴리티코는 “인터뷰를 한 10여명 중 절반 이상이 재선 유세에서 방향 설정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과 후보가 자살골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고 전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 보좌관을 지냈고 현재 지지자로 남아 있는 샘 넌버그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최악의 패배를 당할 수 있는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2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수치가 35%까지 하락한다면 “그는 400명 이상의 선거인단 패배에 직면할 것이며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로 계속 출마할 것인지에 대해 강력히 재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유세 캠프는 전략을 수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털사 유세 이후 분통을 터뜨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에서 보다 실질적인 역할을 맡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캠프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열린 입장을 보였다. 또 최대 격전지에서의 유세 전략에 초점을 맞춘 회의도 열었다.

백악관에서 사실상 선거운동을 총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털사 유세 실패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브래드 파스케일 선거대책본부장이 질타를 받았지만 아직은 경질 가능성은 적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선거유세 하는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