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인해 1만7000명가량이 사망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프랑스 리옹 1대학(클로드 베르나르대학)과 캐나다 퀘벡대 소속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학술지 ‘생물의학·약물치료’ (B&P ) 2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2020년 코로나19 1차 대유행 기간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받은 코로나19 환자 중 1만6990명이 사망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팀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나라는 프랑스와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튀르키예, 미국 등 6개국이다.
사망 추정치를 집계하는 데에는 과학 저널 ‘네이처’를 통해 발표된 다른 연구 결과를 활용했다.
2021년 발표된 이 연구 결과에서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처방과 관련한 사망률이 11%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연구팀는 이 수치를 토대로 각 국가의 코로나19 관련 입원 데이터,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노출 정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관련된 상대적 사망 위험 증가 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분석 기간과 국가를 한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약물로 인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예방·치료와 류머티스관절염과 루푸스 등의 치료를 위해 쓰이는 약으로, 프랑스의 감염병 학자인 디디에 라우 박사가 수십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이 약물과 다른 항생제의 조합으로 치료했다고 주장하면서 처음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 약물을 ‘신의 선물’ ‘게임 체인저’라고 칭하며 효과를 부풀리고, 복용을 권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약물이 치료에 효과가 없고 부작용을 야기한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현재 의료계에서는 이 약을 코로나19 치료에 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