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폭증에도…애틀랜타공항 100만명 이용

보건당국 호소도 추수감사절 여행 인파 못 막아

미국인 수백만 명이 당국의 경고에도 추수감사절을 맞아 여행에 나서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증폭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전날까지 미 전역 공항의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인원은 하루 90만~100만명에 달한다.

특히 22일에는 104만7000여명이 공항 보안검색대를 거쳐 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한 3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틀랜타 국제공항 측은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100만명 가까운 이용객이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추수감사절 전 공항 이용객이 작년에 견줘 60% 줄었다지만 하루 17만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를 낳을만한 수치다.

대부분 26일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가족을 만나러 이동하는 이들이다.

추수감사절을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보내는 것이 미국의 전통이다.

방역을 강조해온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조차 최근 추수감사절 때 어머니와 두 딸을 집으로 오도록 했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거센 비판을 받았고 결국 가족모임 계획을 취소했다.

이날 가족을 보고자 텍사스주에서 뉴욕으로 여행했다는 달리자 로드리게스는 로이터통신에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오래 못 본 가족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뉴저지주에서 플로리다주로 90세 할머니와 부모님을 만나러 간다는 테아 주니크는 “비행기를 타는 것이 위험하다는 걸 알지만 때론 필요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판정을 받았고 마스크와 얼굴가리개로 무장한 채 여행에 나섰다.

보건당국은 추수감사절 때 집에 머물라고 호소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감염사례가 계속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추수감사절을 보내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같이 사는 사람들과 함께 집에서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추수감사절 모임규모를 최대한 줄여달라면서 “조금만 더 버텨달라. 이것이 연휴 전 내 마지막 부탁이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하며 대규모 가족모임을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가족의 전통을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지만 (방역은) 너무 중요한 일”이라면서 자신도 아내 및 딸 부부와만 추수감사절 저녁식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애미 A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마이애미 국제공항이 22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