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칼라, 코로나로 취소..2차대전후 처음

도니체티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시즌 개막공연 취소

이탈리아 밀라노의 유서 깊은 오페라극장 라 스칼라가 내달 7일의 새 시즌 오프닝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취소하고 갈라콘서트로 대체하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오페라극장이 시즌 오프닝 공연을 취소한 것은 2차대전 이후 처음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로이터와 AP통신은 25일 라 스칼라 극장이 오는 12월 7일의 2020~2021년 시즌 오프닝 공연을 전격 취소하고 이를 오페라 아리아와 발레 등의 갈라 콘서트로 대체한다고 전했다.

새 시즌 오픈 공연은 도니체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가 예정돼 있었다.

라 스칼라의 시즌 오프닝은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오페라계의 중요 행사로 손꼽힌다.

보통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가 생중계하며, 작년 시즌 개막작이었던 푸치니의 ‘토스카’는 300만 명이 시청했다.

라 스칼라 측은 이번 새 시즌 오페라 공연을 취소하는 대신 베르디, 로시니, 바그너 등의 아리아와 발레로 꾸며진 갈라 콘서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오페라가수 플라시도 도밍고, 요나스 카우프만 등이 출연하는 이 갈라 콘서트는 관중 없이 TV로만 중계된다.

라 스칼라의 도미니크 마이어 예술감독은 이날 영상 기자회견에서 시즌을 오픈하는 날에 극장을 폐쇄하기로 한 것은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라 스칼라에서는 지난달 이 극장 소속 오페라 가수들과 연주자 수십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전원이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라 스칼라가 있는 밀라노는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북부 롬바르디아주에 속해 있다.

이 주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2만850명으로, 이탈리아 전체의 40%에 달한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앞을 한 군용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