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한인회 선관위 부적절한 공금 사용 ‘도마’
식사비용만 2600불 사용…위원 선물비용도 1600불
“공탁금 안냈다” 소문…취재결과 5만달러 납부확인
최근 애틀랜타한인회(회장 이홍기)의 수도관 동파 보험 보상금 수령 문제와 관련해 한인 인사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본보에 색다른 제보가 접수됐다. 이홍기 한인회장이 지난 9월 재선에 도전하면서 출마 조건인 공탁금 5만달러를 내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본보의 취재 결과 이홍기 한인회장은 당시 5만달러의 수표를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재승)에 납부했고, 선관위는 제일IC은행에 별도의 선관위 통장을 개설해 이 수표를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인회를 공격하는 인사들이 근거없이 퍼뜨린 헛소문이었지만 이같은 소문이 확산된데는 이재승 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 인사들의 모호한 대응이 큰 역할을 했다.
이재승 위원장은 본보의 사실 확인 요청에 “공탁금을 안 내고 어떻게 출마를 할 수 있느냐”고 말했지만 “선거관리에 사용하고 남은 돈을 한인회에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한인회에 확인해보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한인회장 공탁금은 선거관리 비용을 제외하고 한인회 계좌에 입금시켜 운영비로 사용하게 돼있다. 한인회장이 미리 부담하는 한인회 운영자금인 셈이다.
이에 직접 본보가 한인회에 확인한 결과 이 위원장이 대답을 피한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자료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재승 위원장이 선거관리 비용으로 6456.13달러를 사용하고 4만3543.87달러만 한인회에 돌려준 것이다. 여러 명의 후보가 경선을 벌인 것도 아니고 단독 후보가 나온 상태에서 한달도 채 운영되지 않은 선관위가 과다한 비용을 지출했다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한인회에 제출된 선관위의 공금 사용 내역에 따르면 회장을 포함한 7명의 위원이 지난해 10월 3일 둘루스 한식당에서 1회 식사비용으로 무려 1298.52달러를 지출하는 등 전체 식사비용만 2612.15달러를 사용했다. 게다가 수고한 선관위원들에게 선물로 주겠다며 메가마트와 바비큐 식당에서 1600달러의 상품권을 구입한 기록이 있어 눈을 의심하게 했다.
또한 이재승 위원장은 자신에게 943.98달러 짜리 수표를 발행하면서 식대와 광고비, 페덱스라고 적었지만 영수증이나 구체적인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물론 선관위는 한인회에 비용 사용 내역에 대해 영수증 등 어떠한 증빙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여기에 조선일보 300달러, 중앙일보 400달러, 한국일보 300달러 등 1000달러의 광고비가 더해져 6500달러 가까운 공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한 것이다.
이같은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현상에 대해 한인회 선관위원을 지냈던 한인단체장은 “이전에는 어떻게든 한인회 공금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식사 비용도 위원장이 부담하며 봉사했는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다니 믿을 수가 없다”면서 “해당 인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하며 사용 내역에 대한 정확한 감사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연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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