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4세 동거 청년 70%는 취업자…집값·렌트·부채 부담이 독립 막아
미국에서 직장을 갖고도 부모 집을 떠나지 못하는 이른바 ‘캥거루족’ 청년층이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새 보고서에 따르면 18~34세 청년층 가운데 거의 3분의 1이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5~34세 청년 가운데 부모와 동거하는 사람들의 약 70%는 이미 직장을 가진 취업자였다.
이는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들이 단순히 취업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기존 인식과는 다른 결과다. 일을 하고 있어도 주거비와 부채 부담 때문에 독립이 쉽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리얼터닷컴의 한나 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모와 함께 사는 25~34세의 약 70%가 취업 상태”라며 “이 비율은 전체 부모 동거율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유지됐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 집에 머무는 청년 증가가 일자리를 기다리는 미취업자 때문이 아니라, 일하는 성인들에게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치로도 변화는 뚜렷하다. 지난해 25~29세 성인 가운데 20.4%가 부모와 함께 살았다. 이는 25년 전보다 약 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30~34세에서도 부모와 함께 사는 비율은 크게 늘었다. 2000년 7.1%였던 비율은 지난해 12.7%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장 큰 이유는 주택 구입 비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중간 주택 가격은 43만달러로 2019년보다 34.4%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주택 구입 부담이 크게 커진 것이다.
렌트도 부담이다. 주택 가격만큼 급등하지는 않았지만, 임대료 역시 팬데믹 이전보다 약 18%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도 독립을 늦추는 요인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료에 따르면 18~29세 청년들은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보다 전체 부채 규모는 작지만, 학자금 대출과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부채 부담이 크다. 반면 나이가 많은 세대의 부채는 주로 모기지에 집중돼 있어 자산 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부모와 함께 산다고 해서 비용 부담이 없는 것도 아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부모 집에 사는 청년의 72%는 어떤 방식으로든 가계 비용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65%는 식료품비와 공과금 등 생활비를 돕고 있으며, 46%는 렌트나 모기지 비용을 함께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늦은 독립은 본인들의 미래뿐 아니라 부모 세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녀가 집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부 가정은 2세대가 아니라 3세대가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찾기 시작했다.
또 자녀가 독립하지 못하면 부모의 다운사이징 계획도 늦어진다. 은퇴를 앞둔 부모가 더 작은 집으로 옮기지 못하고 큰 집에 계속 머물 경우, 더 높은 모기지와 공과금, 재산세 부담을 계속 감당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취업이 곧 경제적 독립으로 이어지던 시대가 약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높은 집값과 임대료, 학자금 대출, 생활비 상승이 청년층의 독립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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