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역사칼럼] 27. 당나귀와 코끼리 만큼 이라도 했으면

미국은 매번 짝수가 되는 해마다, 즉 2년마다 선거를 치르느라 야단법석이다

정치가대로 온갖 공약을 내걸고 나름대로 뭘 좀 해 보겠다고 설치느라 신나고, 언론은 언론대로 설날 대목을 만난 듯이 신나고, 국민은 국민대로 들을 것, 볼 것이 많이 생겨 한동안 심심치 않게 지내게 된다. 게다가 4년마다 대통령 선거가 겹쳐 당마다 전당대회 하랴 대통령 선거 유세하랴 더욱 떠들썩하다.

그런데, 미국의 양대 정당인 민주당(Democratic Party)과 공화당(Republican Party)은 전당대회 혹은 선거 유세 때 자기네 당의 상징인 마스코트로 동물을 내세우는데, 민주당의 마스코트는 당나귀, 공화당의 마스코트는 코끼리이다. 왜 하필이면 당나귀와 코끼리일까?

민주당과 당나귀의 인연은 제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Andrew Jackson) 대통령 때 생겼다는 것이 널리 인정되는 설이다. 1829년부터 1837년 사이 8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한 잭슨 대통령은 미국의 영토를 넓히는데 많은 공헌을 한 인물로 평가되는데, 자기가 세운 공로와 본인이 지닌 카리스마적인 통치 스타일로 민주당의 정치 노선을 더욱 확고하게 세우기도 했다. 그의 강한 스타일 때문에 그의 정치 노선을 반대하던 당시의 사람들은 그를 ‘옹고집쟁이’라는 뜻으로 ‘수탕나귀(Jackass)’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의 이름 잭슨(Jackson)과 당나귀의 성격을 섞어 만든 별명이 바로 ‘Jackass’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잭슨 대통령은 자기 자신에 나쁜 뜻으로 붙여준 이 별명을 선거 유세 때 자신의 마스코트로 내걸어 더욱 많은 표를 얻었다고 하니 아이러니 중의 아이러니라 하겠다.

그 후, 1870년대에 토마스 내스트(Thomas Nast)라는신문 만평가가 한 주간지에 당나귀와 코끼리를 동원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모습을 만화로 그린 것이 양당의 마스코트가 결정된 시발점이라고 한다. 내스트의 표현에 따르면 “당나귀는 멍청하면서 고집만 세다”라는 의미로, “코끼리는 덩치만 컸지 맹수를 만나면 줄행랑을 놓는다”라는 뜻으로 양당을 비웃어 묘사하고자 한 것이다. 당시는 남북전쟁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때라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어떻게 해야 미국을 잘 꾸려 나갈 수 있는지를 몰라 쩔쩔매는 상황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공화당의 정부라고 할 수 있는 북부(Union)가 남북전쟁에서 승리하자 민주당은 정치적으로 세력이 커진 공화당이 모든 것을 싹쓸이할까 봐 안달하는 상황이었는데 이것을 당나귀가 버둥버둥하며 불안해 하는 것에 비유하여 묘사한 것이고, 공화당은 국민의 공화당에 대한 지지가 점점 떨어지는 것에 불안해하면서 민주당이 조금만 반발해도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내스트는 이것을 당나귀 보고 사자인 줄 알고 혼비백산 도망치는 덩치 큰 코끼리에 비유하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만화가 갑자기 많은 사람 사이에 크게 인기를 끌게 되었으며, 일반 국민 사이에는 당나귀와 코끼리가 민주당과 공화당을 각각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양당에서는 당나귀와 코끼리가 자기네 당의 상징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칫하다가는 ‘속 좁은 사람들’이라고 낙인 찍히게까지 되었다. 그래서, 양당은 당나귀와 코끼리가 각각 자기네 당의 마스코트임을 인정하기로 하고 그 대신 이 두 동물이 주는 부정적이고 나쁜 이미지를 버리고 좋은 이미지를 찾아 마스코트를 잘 활용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즉, 민주당은 “당나귀는 검소하고, 겸손하며, 부지런히 일하는 동물”이라는 이미지를 내걸고, 반면에 공화당은 “코끼리는 위엄있고, 힘세며, 영리한 동물”이라는 이미지를 내걸게 되었다.

일반 국민으로서야 국민을 위해 제대로 정치하는 정당이면 그만이지, 그 정당이 당나귀이든 코끼리이든 상관이 별로 없는데 말이다. 어떤 때는 국회의원들이라는 사람들이 당나귀와 코끼리만도 못할 때가 있으니 어쩌랴?

(최선호 보험제공 770-23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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