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 “100세 시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이야기” 9편
지난 8편에서는 50대와 60대의 은퇴 전략이 왜 달라져야 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이번 9편에서는 많은 분들이 은퇴를 앞두고 가장 자주 하는 선택, ‘안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제는 안전한 게 좋아요.”
“욕심 안 부릴게요. 원금만 지키면 됩니다.”
그 마음을 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시장 그래프가 출렁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저 역시 여러 번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더 이상 잃고 싶지 않아요.”
몇 년 전, 은퇴를 앞둔 한 부부를 만났습니다. 남편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젊을 때는 오르내리는 게 괜찮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한 번 크게 떨어지면 회복할 시간이 없잖아요.”
그 말 속에는 두려움보다는 책임감이 담겨 있었습니다. 앞으로 20년, 30년을 아내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책임.
그래서 그분은 거의 모든 자산을 현금성 자산으로 옮겨두고 계셨습니다.
“이제는 안전이 제일이죠.”라고 하시면서요.
그런데 제가 조심스럽게 여쭤봤습니다.
“지금 이 구조로 90세, 95세까지 생활비가 계속 나올까요?”
안전에도 또 다른 위험이 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안전’은 보통 원금이 줄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은퇴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20년, 30년을 생각하면 물가는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오릅니다.
겉으로는 안전해 보여도 실질 구매력은 조금씩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저는 상담을 하며 배웠습니다. 진짜 위험은 계좌가 줄어드는 것만이 아니라, 어느 순간 생활이 빠듯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설계합니다
그 부부와 함께 구조를 다시 정리했습니다.
기본 생활비는 안정적인 소득 구조로 확보하고 여유 자산은 너무 공격적이지 않지만, 물가를 따라갈 수 있는 정도의 성장 역할을 하도록 배치했습니다.
남편분이 마지막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마음이 놓이네요. 돈이 아니라 생활이 지켜진다는 느낌이에요.”
그 말을 듣고 저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안전의 진짜 의미
상담을 오래 하다 보니 저 역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얼마를 모았는가”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이 소득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 수 있는가”를 먼저 봅니다.
진짜 안전은 숫자가 그대로 있는 상태가 아니라,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생활이 흔들리지 않는 구조입니다.
안전은 출발점입니다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안전을 추구하는 마음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저는 상담실에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안전은 출발점입니다. 목표는 ‘지속되는 삶’입니다.”
100세 시대는 축복입니다. 다만 그 축복을 편안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조금 더 세심한 구조가 필요합니다.
안전만으로 충분한지 묻기보다, 이 구조가 오래, 그리고 따뜻하게 우리 삶을 지켜줄 수 있는지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진짜 은퇴 설계라고 믿습니다.
<연재 종료>
이재연 보험 전문인은 2008년부터 동남부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18년간 생명보험과 은퇴 설계, 메디케어 등 종합 재정 서비스를 제공해온 보험·재정 전문가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상담과 보험을 ‘교육’으로 설명하는 접근 방식으로 고객 이해를 우선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구축했으며, 현재 JYL Financial LLC를 통해 조지아와 캐롤라이나를 포함한 7개 주 지역으로 활동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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