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일체 제출”, 사우디 ‘오일머니’ 골프계 장악 우려…독과점 조사도 예상
PGA측 “의회 도움 요청했지만 사우디 방어 혼자몫이었다…생존 차원” 항변
미국 민주당이 독재 국가에 스포츠를 넘겼다는 논란을 잇달아 제기하면서다.
반면 이번 합병에 관여한 PGA 경영진은 워싱턴 정가도 두 조직을 합병에 이르게 한 단초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사우디의 골프 스포츠 장악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의회 설득에 나섰다.
신생 조직인 LIV가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PGA의 중량급 선수들을 대거 빼 오면서 두 조직이 1년 넘게 첨예한 갈등을 벌여오던 참이어서 갑작스러운 합병 발표는 골프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상원 상설조사 소위원회(PSI) 위원장인 블루먼솔 의원은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에 보낸 서한에서 PGA가 투어가 합병 계약에 이르게 된 배경에 관한 세부 자료와 합병 후 조직 체계 및 운영방식에 관한 자료를 요구했다.
비영리 조직으로서 면세 지위를 갖는 현 PGA 투어가 어떻게 이 지위를 유지할지에 관한 사항도 요청자료에 포함됐다.
블루먼솔 의원은 이번 합병의 배경에 사우디 정부가 있으며 향후 골프 스포츠계가 사우디의 영향력 아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PGA 측은 그동안 의회가 도움 요청을 외면해왔다고 반박하는 한편으로 이번 결정은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강조하며 의회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모너핸 커미셔너는 지난 9일 상원에 보낸 서한에서 “(LIV와 싸움을 하는 동안) 일부 하원 의원이 지지 선언해주신 것에 감사드리지만, 사우디 공격에 대한 방어는 대부분 우리 혼자의 몫이었다”며 “이로 인해 우리는 매우 소모적인 법적 분쟁에 휘말렸고 PGA의 장기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모해넌 커미셔너는 PIF의 투자 규모와 관계 없이 PGA 투어가 새 조직의 이사회 다수를 유지하고 조직 운영을 총괄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우디의 지배력 행사에 관한 정치권 안팎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번 합병 결정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사우디가 과거 9·11 테러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고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하는 등 인권 침해를 저지른 독재국가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상원 금융위원장인 론 와이든 의원(민주·오리건)은 합병으로 사우디가 미국 부동산에 대한 부당한 접근이 가능해지는 게 아닌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합병을 심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CFIUS는 외국인의 투자나 미국 내 부동산 구매가 국가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거래를 막을 수 있다.
폴리티코는 “이번 딜은 바이든 행정부의 독과점 조사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