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미국 내 대형 산불이나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잦아지면서 주택 손해 보험을 취급하지 않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고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6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유명 주택 보험사인 ‘스테이트 팜’은 지난 달 말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는 건설비 증가와 재난 노출 위험, 재보험 업계의 어려움 탓에 주택 보험 신규 가입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보험사 ‘올스테이트’는 이미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주택 보험 영업을 종료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캘리포니아에서는 재앙에 가까운 산불이 연례행사처럼 발생해 엄청난 재산·인명 피해를 낳았다.
플로리다와 루이지애나는 여러 차례 허리케인이 할퀴고 지나갔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서부 지역에선 과거보다 산불이 더 자주, 크게 발생하고 있고, 허리케인의 강도도 더 강해지고 있다.
악시오스는 보험업계에 대한 당국의 규제도 보험사를 압박하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보험사가 일정 기준 이상 보험료를 못 올리게 돼 있어 보험사들이 보험비용을 충당하지 못한다고 한다.
미국 보험정보연구소(III)의 마크 프리드랜더 대변인은 악시오스에 “연평균 약 1천300달러(한화 약 170만원)인 캘리포니아의 주택 보험료는 수십 년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돼 왔다”고 말했다.
프리드랜더는 “이는 보험사들이 고위험을 안고 영업을 해왔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500여개 보험사와 협약을 맺은 보험 중개업체 ‘허브 프라이빗 클라이언트’의 로브 랜햄은 주택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 콜로라도, 루이지애나, 뉴욕을 꼽았다.
그러나 기후 변화에 따른 기상 이변은 미 50개 주 전체에 걸친 문제라고 재보험 중개업체 ‘갤러거 리’의 스티브 보웬 최고 과학 책임자는 말했다.
그는 “인프라 강화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많은 보험사가 시장에서 철수해야 할 것”이라며 “위험을 바라보는 시각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물론 주택 손해 보험은 여전히 많은 주에서 가입할 수 있다. 문제는 보험료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정보연구소에 따르면 플로리다 지역의 올해 연평균 보험료는 지난해보다 43%가량 오른 약 6천달러(한화 약 78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드랜더는 이 보험료가 몇 년 안에 1만달러(한화 약 1300만원)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그 금액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보험 가입이 막히는 데 따른 추가 피해도 있다. 손해 보험에 들지 않은 주택으로는 부동산 담보 대출(모기지론)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랜햄은 “사람들이 금리 상승 위험이 있는 지역은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해안가 거주자가 내륙으로 이동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