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싫어서”…대졸자들의 트럼프 지지 이유

2년전과 달리 트럼프에 표심 쏠려…”바이든 경제·이민정책에 불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새로운 우군으로 떠오른 대졸 유권자들의 변심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싫어하는 표심이 자리 잡고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16일 분석했다.

텔레그래프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대선 불복과 의사당 난동 여파로 공화당 내 대졸 학력을 가진 당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고 지적했다.

2년 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당시 급부상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도 뒤진 상태였다.

특히 당내 대졸 학력을 가진 당원들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후보가 되는데 반대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열린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 후보보다 30%포인트나 높은 51%의 지지로 압승을 거뒀다.

이번 코커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졸자 지지도는 2016년 CNN의 입구 여론조사 때보다 16%포인트나 높았다.

이번 달 발표된 USA투데이와 서포크대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대졸 학력 당원의 6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햄프셔대학의 단테 스칼라 정치학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혐오와 경제, 이민정책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민과 경제, 인플레이션 등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이 이런 문제가 없었던 트럼프 재임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대졸 공화당원도 트럼프가 트윗을 너무 많이 하고 때때로 통제 불능이 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힘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포크대학 정치조사센터의 데이비드 팔레오로고스 국장은 국경 경비와 이민 문제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펠레오로고스 국장은 공화당 대졸 유권자 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생존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상당 부분 사라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선고가 안 나오면서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희석되고 있으며 오히려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미 코흐 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에 유권자들이 무감각해진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에 참여한 대졸 유권자 에릭 폰 먼스터는 니키 헤일리 후보에 관심이 있지만 실제 투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했다고 밝혔다.

먼스터는 투사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을 좋아한다면서 트럼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헤일리 후보 지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