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회복지예산 1.9조~2.2조 달러로 낮춰

5일 중도파 의원들과 화상회의…4일엔 진보파 의원들과 회의

맨친, 수용 가능성 시사…바이든, 미시간 방문 등 여론전 돌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조 달러대의 역점 사업 예산을 미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직접 설득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당초 3조5000억 달러(4156조2500억원) 규모였던 사회복지 예산을 1조9000억(2256조2500억원)~2조2000억 달러(2612조5000억원) 규모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그간 1조5000억 달러(1781조2500억원)를 고수해 왔던 조 맨친 상원의원이 이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내부 분열로 교착 상태에 머물렀던 두 법안 처리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5일 백악관과 CNN 및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4일) 오후 미 하원 의회진보모임(CPC) 의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의원 등 민주당내 진보 성향 의원 12명과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백악관은 화상회의에서 이른바 ‘더 나은 재건’이라는 사회복지 예산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실생활에 변화를 주기 위한 최종 입법에선 핵심 우선순위를 따르는 것이라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화상회의에서 맨친과 시너마 상원의원이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는 범위라며 사회복지 예산의 상한액이 1조9000억 달러~2조2000억 달러 사이로 내려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CNN이 소식통들의 전언을 통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구체적인 액수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민주당 진보파 의원들은 당초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 예산안의 처리를 주장하며 지난 8월 미 상원을 통과한 초당적 인프라 법안 통과를 저지했다. 만약 예산안이 감액될 경우 인프라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일단 사회복지 예산안의 규모를 줄이는 것과 관련한 바이든 대통령의 진보파에 대한 설득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소식통은 CNN에 협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으며, “뭔가 있는 게 없는 것보단 낫다”고 말했다. 자야팔 의원도 화상회의 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에 감사를 표하며 사회복지 예산과 초당적 인프라 법안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0월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하월에 있는 국제기술자연맹(International Union of Operating Engineers) 지역 324 훈련 시설에서 인프라 투자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민주당내 중도파 하원의원 11명과 화상회의를 가졌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중도파 의원들이 “생산적인 토론”을 했다고 발표했다.

진보파들의 ‘규모 축소’ 양보에 민주당내 중도파들도 한발 물러서면서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는 분위기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그간 사회복지 예산 규모에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혀왔던 맨친 상원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회복지 예산을 1조9000억~2조2000억 달러 규모로 축소한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수용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맨친 의원은 “저는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핵심은 우리가 전략적이고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지, 기본적으로 현재 갖고 있는 우려에 더 이상 추가하지 않는지 확인하길 원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에 진보파와 중도파가 일단 긍정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두 법안의 처리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민주당 의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며 “우리는 합의에 수렴하고 있다. 우리는 세부 사항을 해결할 것이다. 우리는 거기에 99% 도달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맨친 의원이 2조2000억 달러를 초과하는 예산을 지지할 것으로 보는지’ 묻는 질문에 “저는 오늘 텔레비전을 통해 맨친 의원(의 얘기)를 들었다. 확실히 그가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며 “저는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낙태 비용 지원, 탄소세 도입 등 세부 사업 예산을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여전해 최종 합의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 설득전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시간주(州)를 방문하는 등 인프라 법안과 사회복지 예산 등에 대한 여론전에도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4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입법을 위한 매우 중요한 대화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드는 이들 법안에 대해 얘기를 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시간주는 대표적인 경합주인 러스트벨트 중 하나다. 미시간은 지난해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되찾은 곳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하월에 위치한 국제기술자연맹의 지역 324 훈련시설에서 열린 연설에서 미국이 경제적 경쟁력 측면에서 “변곡점”에 놓여 있다고 전제한 뒤 인프라 법안 및 사회복지 예산안에 대해 “이들 법안은 좌파 대 우파, 온건파 대 진보 또는 미국인들이 서로 겨루는 그 어떤 것에 관한 것도 아니다. 이들 법안은 ‘경쟁력 대 무사안일’, ‘기회 대 쇠락’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투자를 지원하는 것은 떠오르는 미국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투자에 반대하는 것은 미국의 쇠퇴에 공모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회 찾은 바이든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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