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벤하이머’ 흥행에 미국 경제도 ‘들썩’

카드 소비 1.9%↑, 엔터테인먼트 분야 지출은 13% 늘어…”기대작 영화 개봉이 견인”

미국 뉴욕 블루밍데일스 백화점에 마련된 바비 관련 상품 판매대.
뉴욕 블루밍데일스 백화점에 마련된 바비 관련 상품 판매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1일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가 크게 흥행하면서 미국 경제도 들뜨고 있다고 CNN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거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카드 보유자들은 16∼22일 한 주 동안 휘발유 이외 분야의 소비를 전년 동기 대비 1.9% 늘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온라인 전자제품, 주택 개조, 가구, 숙박 등 많은 분야의 소비가 줄었지만, 엔터테인먼트 분야 지출만큼은 13.2% 급증했다고 밝혔다.

엔터테인먼트 지출은 직전 주의 경우 4.9% 증가에 그쳤으며 이달 초에는 전년보다 오히려 감소한 상태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의류 가게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지출은 기대작 ‘바비’와 ‘오펜하이머’의 개봉이 일부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비는 개봉 첫 주말에 1억6200만달러(약 2070억원)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를 장악했고, ‘오펜하이머’도 같은 기간 8250만달러(약 106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바비’는 유명한 바비 인형이 소재다. 주인공 바비가 이상적인 ‘바비랜드’를 떠나 현실 세계로 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경쾌하게 그렸다.

할리우드에서 배우·감독·작가로 활약 중인 그레타 거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밝고 화려한 이미지가 눈길을 끌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는 인류 최초의 핵무기 개발 계획과 과학자들의 야망, 철학 등을 다룬 어둡고 진지한 작품이다.

상영시간도 3시간에 달하는 데다 R등급(17세 이하는 부모 등 성인을 동반해야 관람 가능)으로 관객층이 제한되는데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두 영화는 영화 팬 등으로부터 ‘바벤하이머’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영화사 측은 관객층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개봉일을 같은 날로 잡았는데, 바벤하이머 조합은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냈고 흥행 여파는 인형, 캐릭터 상품 등 연관 산업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CNN은 이런 분위기에 대해 “소비자들이 다른 곳의 소비를 줄이더라도 특정 분야에서는 공격적으로 지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26일 ‘바비’와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기도 했다.

파월은 이에 인플레이션 진정·소비자 신뢰 회복과 함께 하는 경제의 전반적인 탄력은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경제가 지나치게 과열되면 중앙은행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