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28일 군대 내 성범죄를 비롯한 중범죄에 대한 기소권을 지휘관이 아닌 특검이 갖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부터 성폭행 등 중범죄 기소권은 피의자 군인의 지휘관이 아닌 새로운 ‘특별재판검사실'(OSTC)이 가진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 획기적 변화는 국방부 내 성폭행 및 기타 심각한 형사 범죄에 대한 독립적 기소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군 사법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모든 장병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후 약 5개월 만에 시행되는 이 행정명령은 성폭행 외 살인, 납치, 가정폭력, 스토킹, 아동학대 등 총 12개 중범죄의 기소권도 OSTC가 갖도록 한다.
기존에는 군 지휘관에게 부하의 성폭력 사건 등 중범죄 조사권과 기소권이 주어졌다.
그러나 사건 진행 과정에서 지휘관이 부하 편을 들어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피해자가 상관의 보복을 우려해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 내 성범죄 사건은 계속 증가해왔다.
지난해 9월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체 미군 여성의 8.4%가 성희롱이나 성적 학대를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방부가 2006년 관련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행정명령 시행에 따라 미 육군, 공군, 해군 등에는 OSTC 소속 특검이 160명 이상 배치된다.
이들 특검은 1년에 수사를 최대 50건씩 담당하고 재판을 8∼12건씩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 당국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문가 측은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군대 내 중범죄 사건에 대한 유죄 판결률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A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