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우려에 유가 3.8% 급락…WTI 5개월만에 최저치

12일 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68.61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71달러(3.8%) 하락했다.

이는 근월물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 27일(67.70달러)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배럴당 70달러 아래서 마감한 것은 지난 7일 이후 3거래일 만이다.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이 이날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과 달리 국제 원유시장은 이날 물가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수준인 2%로 쉽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한 게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노동부는 11월 미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전월 대비 0.1% 각각 상승했다고 이날 밝혔다. 에너지 가격 하락이 물가 상승률 둔화를 주도했지만, 주거비가 상승세를 지속한 게 고물가 고착화 및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키웠다.

이밖에 미국 에너지 업계가 원유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난 데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원유 수요 감소 기대가 커진 게 최근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는 주된 동인이 되고 있다.

프라이스퓨처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물가를 잡지 못한 채 금리 인상 가속 페달을 지속해서 밟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유 채굴 현장/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