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변이 꼼짝마”…’슈퍼 백신’ 수년 내 나온다

FT “모든 코로나 계열 질병 막을 수 있는 백신 곧 개발”

전 세계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맞설 1회 접종용 슈퍼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멜라니에 사빌 전염병 대비 혁신 연합(CEPI) 백신 연구개발 책임자는 모든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와 미래에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이 가능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광범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백신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사빌 책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전략은 두 가지 핵심 질문으로 모인다”며 “이번 대유행을 끝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냐는 것과 차기 대유행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냐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8개월 동안 약 4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 2(SARS-CoV-2, 코로나19의 공식 명칭)는 지난 20년간 인간들 사이에서 전염된 세번째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다. 첫번째는 2003년 중국과 홍콩에서 발생해 700명 이상이 숨진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 1(SARS-CoV-1)이다. 두번째는 2012년 85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사우디아라비아발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다.

코로나19가 사람을 감염시키는 마지막 코로나 바이러스가 될 것 같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모든 코로나 계열 질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백신의 개발이 일부 과학자들 사이에서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또한 (가장 최근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코로나19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변이되면서 백신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영국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크리스 위티 교수는 이번 달 영국 의료진에게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다가 백신’이 5년 내로 나오면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더라도 상당한 정도의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가 백신의 개발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다. 연구원들은 수십년 동안 새로운 변이를 자주 생성해내는 질병인 HIV 백신을 찾는 데 실패했다. 또한 독감 백신은 여전히 매년 업데이트 돼야 한다.

현재의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침투하는 데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중화시키기 위한 항체를 생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사빌 책임자는 “바이러스가 면역 반응 회피 쪽으로 진화한다”며 이 때문에 이 접근법이 어려우며 백신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다가 백신’은 종종 ‘에피토프'(epitopes)라고 알려진 면역 체계를 자극하는 단백질 조각을 공격 목표물로 삼는다. 특히 ‘진화 압력’에서도 변이하지 않는 바이러스 부분의 항체들을 공격한다.

그러한 많은 백신은 또한 항체 외에도 T세포의 생성을 자극하려고 한다. T세포는 점차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 반응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밸로 테라퓨틱스의 폴 하이햄 최고경영자(CEO)는 돌연변이 비율이 ‘매우 낮은’ 항체들을 공격 목표물로 삼음으로써 ‘다가 백신’이 코로나19, 사스, 메르스, 그리고 ‘앞으로 나올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T세포 반응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헬싱키와 옥스퍼드에 본사를 둔 밸로 테라퓨틱스가 올해 말까지 다가 백신의 임상실험에 돌입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내년쯤에는 일반인들도 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빌 책임자는 다양한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의 보호를 제공할 항원을 찾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AI는 연구와 개발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약물을 발견하는 데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엔토스 제약의 존 루이스 CEO는 ‘다가 백신’을 위해 ‘기계 학습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전문업체와 손잡고 인체 T세포 반응 능력이 가장 뛰어난 ‘여타 코로나 바이러스 단백질과 여타 34가지 항원’을 식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는 설명이다.

프랑스 생명공학 기업인 OSE 이모노테릭스는 기존에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암 백신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11개의 단백질을 대상으로 하는 12개의 에피토프를 식별할 수 있었으며, 그 대부분은 표면이 아니라 아니라 바이러스 내에 있었다.

알렉시스 페이롤스 CEO는 사스1과 메르스에서 같은 종류의 단백질이 발견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VBI 백신은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VBI의 백신은 현재의 코로나19 백신과 마찬가지로 스파이크 단백질을 공격 목표물로 하고 있지만, 면역 반응은 더욱 광범위해졌다.

제프 백스터 VBI의 CEO는 “2년 안에 모든 사람이 다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임상검체 백신 품질검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