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박사 35만명 장기 추적 연구…디카페인도 비슷한 효과 보여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간질환과 간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CNN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시더스-사이나이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35만4000명 이상을 10년 넘게 추적한 결과, 커피 섭취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간경변과 간암, 간 관련 사망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됐다.
연구 제1저자인 시더스-사이나이의 김현석 이식간전문의는 “커피가 간에 미치는 영향을 본 장기 추적 자료 가운데 가장 포괄적인 연구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하루 1~2잔 마셔도 간질환 위험 낮아져
연구진은 간질환 위험을 간경변 발생 건수로 측정했다. 간경변은 지방간, 바이러스성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 여러 만성 간질환이 장기간 이어질 때 생길 수 있는 영구적인 간 손상이다.
연구 결과 하루 1~2잔의 커피를 마신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간경변 위험이 20%, 간암 위험이 24%, 간 관련 사망 가능성이 31% 낮았다.
하루 3~4잔을 마신 사람은 간경변과 간암 위험이 각각 35% 낮았고, 간 관련 사망 가능성은 41% 낮았다.
하루 5잔 이상을 마신 사람도 간경변 위험은 32%, 간암 위험은 47%, 간 관련 사망 가능성은 42%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커피의 간 보호 효과가 섭취량이 늘수록 대체로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 카페인보다 항산화 효과 가능성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사람에게도 비슷한 간 보호 효과가 관찰됐다.
김현석 전문의는 “간에 대한 커피의 이점은 카페인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디카페인 섭취자에게도 유사한 효과가 나타난 만큼 커피의 항산화 작용과 더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고급 MRI 영상과 단백질 분석에서도 커피를 마신 사람들이 더 건강한 간 단백질 패턴을 보였고, 간 지방과 염증도 적었다고 밝혔다.
영양사 로런 매너커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일상적인 커피 한 잔과 관련된 수치로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는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지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설탕·크리머는 주의해야
연구진은 설탕이나 감미료를 넣어 마신 경우에도 간질환 위험 감소 효과가 대체로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그 폭은 약간 낮았다고 밝혔다.
다만 설탕, 인공감미료, 고도로 가공된 크리머 섭취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감미료를 사용한 참가자들에게서 간 염증 지표가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지방간 질환과 관련될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는 첨가당 섭취를 하루 총열량의 6%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이는 남성의 경우 하루 9티스푼 또는 36g, 여성의 경우 하루 6티스푼 또는 26g에 해당한다.
미 식품의약국 FDA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의 카페인 섭취를 하루 400m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이는 12온스 커피 기준 약 2~3잔에 해당한다. 다만 카페인 민감도와 대사 속도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취침 최소 6시간 전에는 카페인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좋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후 3시 이후에는 카페인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 다양한 인종 대상 추가 연구 필요
이번 연구에는 한계도 있다. 커피 섭취량은 연구 시작 시점과 10년 이상 뒤 MRI 촬영 시점에만 측정됐다. 그 사이 식습관이나 건강상태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또 참가자의 90% 이상이 유럽계였고, 전체 참가자 가운데 MRI 검사를 받은 사람은 약 10%에 그쳤다.
김 전문의는 “미국 인구처럼 다양한 인종 집단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커피 속 항산화 성분이 간 염증과 흉터 형성으로 이어지는 단백질 경로의 활성화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는 간 건강 외에도 제2형 당뇨병, 심장질환, 심부전, 뇌졸중, 치매 등 여러 만성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커피를 많이 마셔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간 건강을 위해서는 커피 섭취보다 먼저 과음, 비만, 당뇨, 바이러스성 간염, 고지방 식단 등 주요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