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 처리 실패·트럼프 정적 기소 미진에 폭발…리 젤딘 EPA 국장 후임 거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 팸 본디 법무장관을 경질했다. 취임 14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드 블랜치 법무차관을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블랜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직 개인 변호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팸 본디는 위대한 미국 애국자이자 충실한 친구로 지난 1년간 법무장관으로서 충실히 복무했다”며 “우리는 팸을 사랑하며 그녀는 민간 부문의 매우 중요한 새 직책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임 장관으로는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국장이 내부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AP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본디는 자신의 성명에서 이 직책을 “일생의 영광”이라고 표현하며 다음 달 블랜치에게 업무를 인계하겠다고 밝혔다.
본디의 경질 배경에는 제프리 엡스타인 성 착취 수사 파일 처리 실패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 기소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 누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개 석상에서 본디 해임을 논의해왔다.
본디는 취임 초부터 법무부 독립 문화를 흔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존 브레넌 전 CIA 국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들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코미와 제임스에 대한 고프로파일 기소는 판사가 검사의 임명이 불법이라고 판결하면서 신속히 기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본디에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우리의 명성과 신뢰가 망가지고 있다”며 정적 기소를 서두르라고 공개 압박하기도 했다.
엡스타인 파일 처리는 본디의 가장 큰 오점으로 꼽힌다. 그는 2025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이 자신의 책상 위에 있다고 시사했으나 법무부는 이후 그런 문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백악관에서 보수 인플루언서들에게 엡스타인 파일 바인더를 배포했으나 새로운 내용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지난해 7월 추가 파일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의회가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입장을 번복했다.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는 본디의 절친한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배니티 페어 인터뷰에서 본디가 엡스타인 파일 문제를 “완전히 망쳤다”고 공개 비판했다. 하원 감독위원회는 공화당 의원 5명의 지지를 얻어 본디에게 비공개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본디의 재임 기간 법무부에서는 수천 명의 경력직 직원이 해고 또는 자발적 퇴직으로 떠났다.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관련 기소 검사, 환경·시민권·윤리 담당 직원, 대테러 검사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은 “팸 본디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법무부를 무기화해 법치주의를 무너뜨렸다”고 밝혔다.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은 앞서 청문회에서 “국민의 법무부를 트럼프의 복수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말했다.
본디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탄핵 재판에서 트럼프를 변호한 인물이다. 성 착취 의혹으로 낙마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의 후임으로 법무장관에 지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