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뉴스큐] 트럼프, 우아한 승복 선언은 언제…현지 분위기는?

9일 새벽 방송된 한국 뉴스전문채널 YTN의 뉴스큐 프로그램에 본보 이상연 대표기자가 출연해 미국 대선 결과와 조지아주 선거 현황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해당 동영상과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YTN 방송 동영상

질문 1) 바이든 당선인이 어제 승리 선언을 하고 다시 한 번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어제 승리 선언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연설을 중계해던 미국 CBS 뉴스의 유명 정치 평론가인 존 디커슨이 바이든의 연설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승리 선언은 한마디로 교과서적인 연설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교과서적인 연설을 들은 적이 없다”는 평가였습니다.
그만큼 트럼프 집권 4년간이 얼마나 미국인들에게 비 정상적이었던 시대였었는지를 간략하게 묘사해주는 말인데요. 상식에서 벗어난 대통령의 행동과 말들이 처음에는 신선해서 추종자들을 만들기도 했지만 4년이 지나면서 파괴적인 수사 때문에 미국이 분열됐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당선인의 연설을 들으며 미국인들이 이젠 상식과 합리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고 전했습니다. 폭스뉴스도 연설에 높은 점수를 줬고 연설 중계방송 후에는 보수진영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의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질문 2) 대표님이 계신 조지아도 개표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표차가 너무 적어 재검표하기로 했다는데 얼마나 났습니까?

예, 미개표 투표용지 1500표를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단 1만 353표, 비율로는 2% 차이로 바이든 후보가 앞서있습니다. 이곳 시간으로 9일 오전에 마지막 1500표가 개표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조지아 주법에 따라 표차가 0.5% 미만일 경우 재검표가 가능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재검표를 요청했기 때문에 곧바로 재검표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조지아 주정부는 오는 20일까지 재검표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입니다.

질문 3)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하지 않고 있다는 건데요. 가족들 가운데서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사위 쿠쉬너 등이 우아한 승복을 다른 두 아들은 소송을 주장하면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요

네, 우선 대통령의 두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그리고 최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불복과 소송을 주장하는 강경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아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서 다른 공화당 정치인들에게 부정선거 주장에 동참하라고 거의 협박을 하는 수준입니다.

반면 사위인 쿠슈너와 딸 이방카,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그레이스풀 엑싯, 즉 우아한 출구 전략을 조언하고 있다고 보도됐습니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선거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 나왔고, 소송비용도 수천만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체면을 지키고 실익을 찾는 선에서 승복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입니다.

질문4) 공화당도 분열되고 있다는데, 당 내부에서도 이제는 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요?

네, 트럼프 대통령의 말한마디에 움직이는 열혈 지지자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용기있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공화당 내부는 이미 승복 분위기로 정리됐다는 분석입니다. 우선은 대통령과 각을 세워왔던 롬니 상원의원이 “승복하라”면서 가장 먼저 총대를 멨습니다.

일단 패배자가 되면 세력이 급속도로 약해지는 것은 미국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입니다. 공화당에서는 상원 법사위원장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이 제일 강경파인데요. 앞에서는 부정선거에 대한 조사를 외치면서도 다른 인터뷰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인수를 돕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번 선거로 명실공히 공화당 1인자가 된 미치 매코널 상원 대표도 “평화적인 정권인수가 있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당이 분열하고 있다기 보다는 대세를 인정하고 있지만 작전상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 언론들의 진단입니다.

질문 5) 공화당 소속인 부시 전 대통령도 “대선은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했다”면서 바이든의 당선을 축하했다고요?

부시 전 대통령은 대선 이전에도 트럼프에게 표를 던지지 않겠다고 말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소속 전임 대통령들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자주 해왔기 때문에 앙금이 많이 남아 있었고요, 무엇보다 트럼프가 보수세력의 적자가 아니라는 공화당 주류의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결국 바이든 당선인을 축하하고 선거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방법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복하라는 보수 주류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5-1) 펜스 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데, 관련 소식이 전해진 게 있습니까?

펜스 부통령은 선거 다음날인 4일 잠깐 모습을 보인 이후에는 지금까지 5일간 전혀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펜스 부통령의 마지막 발언은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한것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 모든 합법적인 투표를 집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다. 언뜻 보면 대통령을 지지하는 말 같기도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부정선거 주장과는 거리를 둔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백악관 출입기자들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여전히 백악관에서 활발한 미팅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 총책임자이기 떄문에 관련 회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펜스 부통령이 새롭게 당선된 공화당 연방의원들에게 축하전화를 하고 격려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펜스 부툥령이 아니라 해당 의원들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4년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사실 미국 부통령에게 남은 한가지 목표는 대통령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펜스 부통령도 2024년 대선 출마을 저울질하면서 트럼프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5)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가 끝나지 않았다”며 소송전을 벌이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보수색이 짙어진 대법원도 이를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다면서요?

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지난 2000년 부시 대통령과 고어 후보간의 플로리다 재검표 소송을 실례로 들면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사실 이번 대통령선거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는 것이 대부분 법률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당시에는 플로리다 단 한 곳에서 1000여표 차이의 근소한 표차를 놓고 재검표가 벌어졌고, 재검표 결과 부시 대통령이 이긴 것으로 나타나자 이를 대법원이 수용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펜실베니아 뿐만 아니라 조지아, 미시간, 위스컨신 등 여러 주에서 모두 패한 상태이고 표차도 가장 적은 조지아가 1만표 이상입니다.

현재로서는 단 1개의 소송도 개표결과를 뒤집을만한 정확한 증거나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입니다. 설령 모든 소송이 대법원까지 올라가더라도 동시에 모든 소송을 승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결과를 번복할 가능성이 제로인 상황입니다.

질문 6) 현지 언론에서는 트럼프가 승복 조건으로 ‘면책’ 관련 딜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퇴임후 트럼프 대통령이 맞닥뜨릴 가장 심각한 문제는 뉴욕 연방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트럼프 재단의 탈세 및 불법융자 관련 수사입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미 검찰이 상당부분 기소할 만한 증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퇴임한 대통령에게 형사 처벌을 하지 않는 암묵적인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 닉슨 대통령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퇴임후 감옥에 가야했지만 결국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이러한 전통이 지켜질지는 두고봐야할 문제입니다.

또한 바이든 당선인 진영에서도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 딜을 하기에는 도덕적인 부담이 있고, 선거 소송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당장 협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질문 7)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끝까지 백악관을 비워주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되는 겁니까?

법원의 판결이 끝나고 예정대로 12월14일 선거인단의 투표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면 더이상 버틸만한 명분은 사라지게 됩니다. 새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1월20일까지는 백악관에 머물 수 있겠지만 이후에도 불복 의사를 밝힌다면 강제로 퇴거조치를 당하게 되고, 에어포스원 이나 다른 모든 대통령 시설은 자동으로 바이든 당선인에게 이관됩니다. 물론 이런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요,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모든 미국인들의 바람입니다.

질문8)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으로 미국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한데요, 미국 언론들은 유권자들이 왜 바이든을 선택했다고 보고 있나요?

여러 가지 원인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마디로 ‘트럼프 4년에 대한 심판’이라고 보입니다. 사실 바이든 당선인은 최근 당선된 민주당 출신 대통령 가운데 가장 개인적인 매력이 적고 개성이 없는 후보였습니다. 누가 뭐래도 바이든 후보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트럼프가 싫어서 찍었다는 조사가 더 많습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입니다. 민주당 캠프에서도 만약 코로나바이러스와 이로 인한 경기 침체가 없었다면 과연 트럼프를 이길 수 있었을까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본인이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막판 선거운동에도 지장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1차 대선 토론에서 보여줬던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 끼어들기와 대선패배라는 관에 못을 박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불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래도 경제를 생각해 트럼프를 찍으려던 사람들을 내쫓은 모양새가 됐습니다.

질문 9)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폭력 시위를 벌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요, 양측 지지자들 간 충돌도 걱정이고요,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곳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도 매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이니 만큼 자동 소총을 들고 모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잘못하면 일촉즉발의 위기가 벌어질 수도 있지만 예상보다는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도 겉으로는 분노를 표현하고 있지만 내심 전국적인 선거 결과가 워낙 기울어서 봉기까지 해야할 당위성은 갖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총기가 관련돼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심각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어 모두 조심하는 분위기입니다.

질문 10) 조 바이든 당선인의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행보도 주목됩니다. 가장 먼저 코로나 19 대응전담팀을 구성한다던데 어떻습니까?

네. 12명으로 구성된 코로나 태스크포스를 구성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도계인 비벡 머시 전 공중보건국장과 데이빗 케슬러 전 FDA 국장, 예일대 의대 교수인 마셀라 스미스 박사 등 3명이 공동의장을 맡는다고 합니다.

3명 모두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강조하고 있고, 코로나 백신을 정치적인 이유로 조기 승인하지 말라고 강조해온 인물들입니다. 나머지 인선이 마무리 되는 대로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고요. 가장 첫 조치는 미국 전역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