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아, 애플카 대비해 파트너들과 접촉”

합의 이뤄지면 조지아 공장서 첫해부터 최대 10만대 조립 가능

기아자동차가 조지아주 공장에서 ‘애플카’를 조립한다는 계획과 관련해 잠재적 파트너들을 접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기아차와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 제안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 방안을 포함하고 있지만, 아직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기아차의 모회사인 현대자동차는 애플과의 협상에서 30억달러를 투자해 기아차가 이르면 2024년부터 애플의 브랜드를 부착한 자동차 생산을 시작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합의가 이뤄지면 생산 첫해부터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에서 최대 10만대를 조립할 수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최근 들어 현대·기아차 측은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잠재적 생산 파트너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주 상황에 대해 보고받은 한 관계자는 WSJ에 “고무적인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기아차가 애플이 전기차와 관련해 대화 중인 유일한 자동차회사는 아니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작년 말부터 애플이 여러 공급업체와 애플카와 관련해 접촉을 시작한 상태라는 것이다.

만약 애플이 현대·기아차를 파트너로 선택한다면 애플카도 제3의 제조 파트너와 협력하는 아이폰 생산 방식과 유사할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애플은 디자인, 소프트웨어, 디지털 기능에 집중하면서 공급망과 자동차 엔지니어링은 파트너 회사의 역량에 의존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궁극적으로 1개 공급업체에만 의존해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애플이 그동안 여러 자동차회사와 소문만 무성하다가 결국 흐지부지된 전례도 있다.

이번 협상이 잘 타결될 경우 애플은 2015년 자동차 프로젝트를 내부적으로 가동한 지 6년 만에 본격적으로 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WSJ의 이날 보도에 앞서 CNBC방송도 지난 3일 애플과 현대·기아차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으나 아직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2006년 기아차 조지아 공장 조인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가운데)과 정의선 회장. 오른쪽은 소니퍼듀 조지아 주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