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코로나 사태] ‘쉬쉬’하다 바이러스 번졌다

현장 관계자 “우리 업체에만 10명 확진…전체 10분의 1은 감염”

지난달 14일 셧다운후 1일 공사재개…형식적 발열체크만 실시

총영사관 “전수검사 실시”…실상은 업체들에 “검사후 보고하라”

조지아주 잭슨카운티에 건설중인 SK이노베이션 미국공장 현장에서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SK이노베이션 현장의 코로나19 확산 소문은 이미 지난달 14일 애틀랜타 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한 근로자 4명이 울산에서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사회에 퍼졌다.

본보에 제보한 한 현장 관계자는 “당시 이미 한국에서 온 근로자 가운데 확진자들이 발생해 14일부터 건설 현장이 셧다운 됐다”면서 “현장 근로자들에게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결과를 제출하라고 요청했지만 일부 근로자는 검사를 받지 않았고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도 자가격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애틀랜타총영사관은 3일 “전수검사를 실시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었다.

그는 “검사 결과 우리 업체에서만 10명이 양성반응 판정을 받았고 다른 업체들까지 더하면 전체 현장 근로자 1000여명의 10분의 1은 확진 판정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확진자가 이렇게 많이 나왔는데 지역 한인사회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상황을 알고 있는 총영사관도 한국 근로자 귀국 과정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의아했다”고 말했다.

공장 셧다운은 5월말까지 계속됐고 SK이노베이션과 시공업체들은 방역을 마치고 지난 1일부터 현장 공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수 발생한 공사 현장치고는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보자는 “입구에서 형식적인 발열체크만 이뤄지고 있고 여전히 공사장내 거리두기나 개인 비품 사용 등 위생 수칙이 지켜지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라면서 “한국에서 온 근로자 가운데 10분의 1정도는 일찍 귀국한 상태이고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언제 코로나에 걸릴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확진자나 의심자에 대한 관리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사무직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유학생 1명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 한국으로 귀국했는데 한국 입국시 SK이노베이션 현장에서 일했느냐는 질문에 거짓으로 답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고향인 경남에서 실시된 검사결과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출입국 과정에서 허점이 노출된 것이다.

제보자는 “현장 근로자가 아닌 SK이노베이션 직원 가운데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아 대부분의 직원들이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현장 근로자들은 지금도 밤늦게까지 언제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르는 가운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의 건축은 미국 건설업체 1곳과 한인 운영 건설업체 2곳이 수주해 진행하고 있다.

조지아주 소재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SK이노베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