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 ‘글로벌 1위’

1~5월 배터리 7.8GWh 공급…시장점유율 24.2%로 1위

삼성SDI 4위, SK이노베이션 7위…한국 3사 점유율 35%

LG화학이 올해 전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가장 많은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4위와 7위를 기록해 한국계 배터리 3사의 선전이 이어졌다.

2일 SNE리서치는 지난 1~5월 전세계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 중 LG화학이 7.8기가와트(GWh)의 배터리를 공급해 전세계 배터리 업체 중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Electric Vehicle) 트렌드 코리아 2019(친환경 자동차 엑스포)에서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박천규 환경부 차관 등 참석자들이 LG화학 배터리팩을 보고 있다.

같은 통계에서 삼성SDI는 2.1GWh의 배터리를 공급해 지난 1~4월 실적보다 한 계단 상승한 4위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1.3GWh로 7위였다.

LG화학의 배터리 공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5% 급증한 수치다. 삼성SDI는 33.4%, SK이노베이션도 59.6%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로도 한국계 3사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1위를 기록한 LG화학의 올해 1~5월 배터리 사용량은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24.2%에 해당한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6.4%와 4.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계 3사의 점유율을 모두 더하면 총 34.8%로, 지난해 같은 기간(16.4%)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일본계 및 중국계 업체 대다수는 부진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였던 중국의 CATL은 올해 1~5월 점유율이 22.3%로 다소 줄어들며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2위였던 일본의 파나소닉은 같은 기간 21.4%의 점유율로 다소 올랐지만 전체 순위는 3위가 됐다.

주요 시장인 중국과 미국 시장이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침체된 데 따른 여파다. 올해 1~5월 신규 등록된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의 총량은 32.5GWh로 전년 동기 대비 23.9% 감소했다.

한국계 배터리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다. LG화학은 주로 테슬라 모델3(중국산),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등의 판매 호조가 사용량 성장세를 이끌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BMW 330e, 폭스바겐 e-골프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었으며,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 1T, 소울 부스터 등의 판매 호조가 배경이었다.

5월 한 달만 놓고 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6.3GWh로 전년 동기 대비 35.8%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으면서 미국과 유럽, 중국 시장 모두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게 주된 요인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업체들이 역성장을 했다. 반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중국의 CALB는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 선방했다.

향후 중국 시장은 물론 미국과 유럽 시장도 서서히 조금씩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계 3사도 적지 않은 호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전세계에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면서 한국계 3사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고 있지만 나름 선방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향후 글로벌 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기초 경쟁력 배양에 힘쓰고 시의적절한 성장 전략의 추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