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상공에 ‘아이언맨’ 출현?…항공기 조종사들 목격

“제트팩 멘 남성이 항공기 옆으로 지나가”…당국 조사 중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제트팩을 메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을 봤다는 항공기 조종사들의 목격담이 이어져 수사기관과 항공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제트팩은 가스 또는 물을 뿜어내는 방식으로 추진력을 얻어 이동하는 개인용 운송 수단이다. 우주비행사가 무중력 상태에서 이동할 때 쓰는 장치이기도 하다.

ABC 방송은 지난 1일 제트팩을 멘 남성이 LA 국제공항 착륙 항로 인근 공중에서 날아다니고 있다는 보고가 항공 교통 관제소에 두 차례 접수됐다고 2일 보도했다.

가장 먼저 이를 보고한 사람은 필라델피아에서 출발한 아메리칸 항공의 중형여객기 1997편의 조종사였다.

전 세계 항공교통관제 통신의 실시간 교신 내용을 공개하는 ‘LIVE ATC’의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1997편 조종사는 “관제소에 말한다. 우리는 방금 제트팩을 멘 남성 한 명을 지나쳤다”고 보고했다.

이어 조종사는 해당 남성이 제트팩을 메고 약 900m 상공을 날고 있었으며 비행기로부터 약 275m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고 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와 비슷한 보고가 또다시 접수됐다.

지역항공사인 스카이 웨스트 에어라인의 조종사는 “제트팩을 멘 한 남성이 우리 비행기 옆을 지나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관제소에 보고했다.

해당 남성이 비행기 항로를 날아다니고 있어 위험하다고 판단한 관제소는 조종사에게 경고 표시를 보내라고 지시했다.

연방항공청(FAA)은 이런 보고내용을 경찰에 넘겼으며, 비행기에 접근한 물체가 무엇이었는지, 사람이 맞는다면 그가 누구였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FAA에 따르면 이번 보고가 사실일 경우 해당 남성은 민간 비행기 항로를 침범한 혐의 또는 여객선 인근을 비행한 혐의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연방수사국(FBI)는 이에 대해 “이번 보고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무인항공기(드론)를 봤다는 보고는 지난 2년간 매달 100건 이상 접수될 정도로 급증했다.

또 최근 들어 하늘을 나는 운송 수단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면서, 고도 3660m까지 비행할 수 있는 제트팩이 개발되고 있다.

현재 제트팩의 가격은 약 50만 달러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가격이 안정되면 미래의 개인용 이동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BC 방송은 “사람만 한 덩치와 무게가 비행기의 잘못된 곳에 접근했다가는 비행기를 추락시킬 수도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드론이나 제트팩과 같은 기술을 대할 때는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곳에서만 비행하는 등 책임감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남성이 제트팩을 메고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