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극찬받던 한국, 재확산에 최고 위기”

가디언 “내부서 ‘방역 실패’ 지적…10월 규제 완화가 패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초기 국제사회로부터 극찬을 받던 ‘K-방역’이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패했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한국 : 코로나19 초기 방역 성공에서 맹렬한(ferocious)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두려움에 이르기까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재유행 추세에 주목했다.

가디언은 “한국은 지난 4월 최초 발병지인 중국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봉쇄 없이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난 지금 한국은 감염의 물결에 사로잡혀 있다”고 전했다.

한국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3일 1030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말인 다음날(14일) 신규 확진자 수가 800명 이하로 떨어졌지만, 15일에는 다시 880명으로 반등했다. 보건당국은 현재 추세로 볼 때 하루 1200명의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디언은 이 같은 확산세에 대해 “미국과 유럽 기준으로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신규 확진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재확산을 억제하지 못하면 아시아 5위 경제대국인 한국은 발병 이후 처음으로 ‘봉쇄’에 돌입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이 가을에 규제를 완화한 것은 ‘시기상조'(premature)였고, 이로 인해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엄중식 인천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디언에 “정부는 지난 10월 정책을 바꿨는데, 당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규제를 강화해야 했던 시기였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정부의 조치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퍼지게 했고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높였다”며 “현재 서울에서 빠르게 병원 침대가 고갈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디언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정부의 대응 실패라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코로나19 초기 대응으로 찬사를 받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승두(29)씨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몇 주 전만해도 정부는 한국의 방역이 전 세계적으로 칭찬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게 한심한 소리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홍보 효과를 위해 사람들의 삶을 갖고 장난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병원 직원들이 코로나19 4차 전수 검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