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외여행 뒤 시카고 공항 입국하다 ICE에 구금…이민단속 강화 속 논란
미국에서 28년 이상 거주한 영주권자가 해외여행을 마치고 입국하던 중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돼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영주권자와 시민권자 배우자, 영주권 신청자까지 이민단속 대상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자메이카 국적의 데이턴 앤드리 린지(Dayton Andre Lindsay)는 지난 2월 27일 자메이카 여행을 마치고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으로 돌아오던 중 이민당국에 구금됐다.
린지는 미국에서 28년 넘게 합법적으로 거주해 온 영주권자다.
린지의 아내 벤지 린지는 온라인 모금 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편이 영주권을 갖고 있으며 미국에서 오랜 기간 가정을 꾸리고 일해 왔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결혼한 지 6년이 넘었고, 5명의 자녀와 7명의 손주를 둔 혼합가정을 이루고 있다. 린지는 체포 전 일리노이주 졸리엣의 월마트 물류센터에서 일했고, 지역 식당에서도 요리사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 “영주권 있어도 재입국 때 조사 가능”
영주권자는 미국에서 영구 거주할 수 있는 신분이지만, 특정 형사 전력이나 이민법 위반 사유가 있을 경우 추방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
특히 해외여행 후 미국으로 다시 입국할 때 공항과 항만 등 입국장에서 과거 전력이나 이민기록이 다시 검토될 수 있다.
린지의 기록에는 2014년 가정폭력 관련 경범죄 혐의와 약 10년 전 교통위반 기록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시카고 지역매체 WGN9은 그가 과거 음주운전 혐의도 받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린지 가족은 그에게 영장이 없고 중범죄 전과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민판사는 린지가 보석 신청 자격은 있다고 봤지만 석방은 허용하지 않았다.
판결에서는 일부 과거 위반이 개별적으로는 “특별히 심각하지 않다”고 언급됐지만, 전체적으로는 법을 반복적으로 경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 켄터키 구치소 수감…인신보호 청원 제기
린지는 현재 켄터키주 홉킨스카운티 구치소에 ICE 구금 상태로 수감돼 있으며, 이달 말 다시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가족은 수개월간 이어진 법적 대응 비용이 약 4만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린지 측 변호인단은 지난 6월 18일 켄터키 연방법원에 인신보호영장 청원(habeas corpus petition)을 제기했다.
이는 구금의 적법성을 연방법원이 심사해 달라는 절차다.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ICE 구금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민자들의 인신보호 청원이 급증하고 있다.
프로퍼블리카가 추적하는 자료에 따르면 이민 구금에 대한 인신보호 청원은 올해 들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프로퍼블리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추방 정책 속에 구금의 적법성을 다투는 연방법원 청원이 이전 세 행정부를 합친 것보다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 단속 강화 속 영주권자도 불안
린지 사례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단속 강화 속에서 영주권자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ICE는 최근 단기간에 대규모 체포 작전을 벌였고, 이민 구금시설 수용 인원도 늘어난 것으로 보도됐다.
연방 이민법은 오래전부터 일부 형사 유죄판결이 있는 영주권자의 추방을 허용해 왔다.
그러나 이민 변호사와 옹호단체들은 최근 단속 강도가 높아지면서 영주권자, 시민권자의 배우자, 계류 중인 이민 신청자까지 구금되는 사례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비슷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컬럼비아대 대학원생이자 영주권자인 마흐무드 칼릴은 2025년 학생 시위 참여와 관련해 ICE에 구금됐다가 약 3개월 뒤 연방법원 판단으로 석방됐다. 밀워키 이슬람단체 지도자인 살라 사르수르도 30년 가까이 영주권을 보유했지만, 과거 영주권 신청 과정의 허위 진술 의혹으로 구금됐다가 풀려났다.
린지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가 추방 대상인지, 계속 구금돼야 하는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과 이민당국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다만 이번 사례는 영주권자가 해외여행을 한 뒤 미국에 재입국할 때도 과거 전력이나 미해결 이민 문제가 다시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민 전문가들은 영주권자라도 과거 체포·유죄판결·장기 해외체류·미해결 이민기록이 있는 경우 출국 전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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