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PERM 제도 개편 예고…한인 고용주·전문직 신청자 영향 주목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고용주들이 외국인 직원을 취업영주권으로 스폰서할 때 거쳐야 하는 노동인증 절차를 대폭 손질할 계획이다.
개편이 현실화되면 한인 기업과 전문직 취업영주권 신청자들의 서류 준비 부담과 대기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연방 노동부(DOL)는 최근 공개한 규제 추진 일정에서 PERM 노동인증 제도의 기준과 절차를 현대화하는 규칙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PERM은 고용주가 외국인 직원을 영구 고용하기 위해 취업영주권을 스폰서할 때, 해당 직책에 자격을 갖춘 미국인 근로자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는 절차다.
노동부는 PERM 제도가 2004년 이후 큰 틀에서 실질적으로 개정되지 않았고, 그 사이 채용 방식과 노동시장이 크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개정 방향에는 미국인 근로자 모집 기준 강화, 해고 영향을 받은 미국인 근로자 보호 확대, 고용주의 비차별 채용과 기록 보관 의무 강화 등이 포함됐다.
◇ PERM, 취업영주권의 첫 관문
PERM은 많은 취업이민 2순위·3순위 영주권 신청에서 첫 관문에 해당한다. 고용주는 외국인 직원을 영구 고용하기 전, 해당 직책에 대해 미국 노동시장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현재 절차에서는 먼저 적정임금(prevailing wage)을 받아야 하고, 이후 주정부 노동기관 구인 등록, 직장 내 공고, 신문 광고, 온라인 구인 공고 등 정해진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문직 포지션의 경우 추가 채용 절차도 요구된다.
고용주는 지원한 미국인 근로자가 실제로 있었는지, 있었다면 왜 해당 직책에 적합하지 않았는지 선의로 검토하고 기록해야 한다. 이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감사나 거절로 이어질 수 있다.
노동부가 이번에 모집 기준과 고용주 준수 의무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규정 초안이 나오면 광고 방식, 지원자 검토, 해고자 우선 고려, 기록 보관 요건 등이 더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있다.
◇ 한인 기업엔 비용·시간 부담 커질 수도
한인 기업 입장에서는 취업영주권 스폰서 절차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식당, 제조업체, 물류업체, IT·회계·엔지니어링 회사, 병원·클리닉 등은 전문직 또는 숙련직 인력을 장기 고용하기 위해 PERM 절차를 활용해 왔다.
규정이 강화되면 고용주는 채용 광고와 지원자 검토 과정을 더 세밀하게 기록해야 하고, 미국인 지원자를 탈락시킨 이유도 더 명확히 남겨야 할 수 있다. 최근 해고가 있었던 회사는 같은 직무 또는 유사 직무의 미국인 근로자를 우선 고려했는지에 대한 심사를 더 강하게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변호사 비용과 행정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PERM은 적정임금 산정, 광고, 신청, 감사 가능성 등으로 긴 시간이 걸리는 절차다. 여기에 추가 서류와 심사가 붙으면 처리 지연이 더 길어질 수 있다.
특히 소규모 한인 기업은 인사부서나 법무팀이 따로 없는 경우가 많아, 새 규정에 맞춘 채용 기록과 내부 절차를 준비하는 데 더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 신청자도 장기 계획 필요
취업영주권을 준비하는 한인 전문직과 유학생, H-1B 근로자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PERM 단계가 늦어지면 이후 이민청원서(I-140)와 영주권 신청(I-485) 일정도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H-1B 체류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는 신청자는 PERM 접수 시점이 중요하다. PERM과 I-140 진행 상황에 따라 H-1B 연장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어, 고용주와 변호사와 함께 더 일찍 일정을 세워야 한다.
이번 개편은 아직 제안 규정 초안이 공개된 단계는 아니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어떤 광고가 추가되고, 어떤 서류가 더 요구되며, 언제부터 시행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노동부가 공식 규제 일정에 PERM 개편을 올린 만큼, 취업영주권 스폰서를 계획하는 기업과 신청자는 향후 발표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 “현대화”냐 “또 다른 지연”이냐
노동부는 이번 개편을 “현대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채용 방식이 신문 광고 중심에서 온라인과 디지털 채용으로 바뀐 만큼, 20년 넘은 제도를 현실에 맞게 손질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민 변호사들과 고용주들은 제도가 더 명확해질지, 아니면 더 복잡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메이어브라운의 모건 베일리 변호사는 뉴스위크에 “핵심 질문은 변화가 절차를 더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이미 길고 복잡한 시스템에 추가 부담을 더할 것인지”라고 말했다.
PERM은 현재도 해석이 애매한 부분이 많고, 고용주가 명확한 공식 답변을 얻기 어려운 절차로 평가된다. 규정이 강화되더라도 구체적인 안내 없이 심사만 엄격해질 경우 감사와 거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 합법 이민 경로도 재편
이번 PERM 개편은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단속뿐 아니라 합법 취업이민 경로도 재편하려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행정부는 이미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 제도 개편과 일부 외국인 근로자 프로그램의 임금 요건 강화도 추진해 왔다. 노동부 규제 일정에는 PERM 제도 개편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보호를 개선하는 별도 규정도 올라와 있다.
연방 법무부와 노동부는 올해 초 한 기술회사가 PERM 채용 절차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제재에 나선 바 있다. 회사가 외부 지원자들이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도록 이메일 시스템을 운영한 뒤, 자격 있는 미국인 지원자가 없었다고 노동부에 보고했다는 내용이다. 이런 사례는 행정부가 PERM 절차의 실제 채용 여부와 고용주 기록을 더 엄격히 들여다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인 고용주들은 앞으로 취업영주권 스폰서를 단순한 이민 서류 절차가 아니라 실제 채용 절차로 관리해야 한다. 채용 공고, 지원자 검토, 인터뷰 기록, 탈락 사유, 임금 기준, 해고 이력 등을 체계적으로 남겨야 감사나 추가 심사에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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