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외국인 매도 겹쳐…1550원은 단기 가시권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540원대에서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여 만의 최고 수준이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와 외국인의 국내 증시 대규모 매도가 겹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오른 1541.8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54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9일 1549.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1534.9원으로 하락 출발했다. 그러나 장중 상승세로 돌아선 뒤 한때 1542.9원까지 올랐다.
환율 상승의 주된 배경은 강달러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가능성이 다시 거론됐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이 발표한 미국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 예비치는 51.3으로 전월보다 0.6포인트 올랐다. 이는 4개월 만의 최고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장중 101.5를 넘어서며 지난해 5월 이후 약 1년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도 원화 약세를 키웠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조6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4거래일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11조7000억원에 달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편입 기대가 불발된 점도 원화 투자 심리를 약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1550원 돌파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미국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550원 선을 시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1600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1600원은 기본 전망이라기보다는 미국 물가와 고용 지표 강세, 외국인 주식 매도 지속, 지정학적 불안 재점화 등이 동시에 겹칠 경우 열릴 수 있는 상단 위험 구간으로 평가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현재 환율 흐름이 단순한 원화 약세라기보다 강달러, 증시 자금 이탈, 위험 회피 심리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1570~1580원대까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외환당국의 경계감은 환율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1500원 중반대 환율에 대해 과도하게 높다고 언급했다. 외환당국의 외환공동검사 이후 현물환 거래량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환율 수준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낸 만큼 시장 참가자들도 적극적인 달러 매수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실제 개입 여부와 관계없이 당국의 구두 경고와 시장 안정 조치는 환율 상단을 누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준 긴축 경계가 다시 커졌고 달러 강세가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주 미국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1550원 선까지는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환율 흐름이 미국 물가 지표, 연준 인사 발언, 외국인 주식 매매 동향, 외환당국 대응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