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모리·조지텍·UGA·조지아주립대 교수들 “상황이 심각하다”
에모리대학교 캐서린 닉슨 교수는 지난 가을 학기부터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블루북(blue book)’ 시험을 도입했다. 파란 표지의 줄 노트 시험 책자에 손으로 직접 답을 쓰는 방식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매주 온라인 퀴즈를 내면 모든 학생이 100점을 받았어요. 정직하게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고 확신하게 됐죠.”
AJC가 18일 보도한 조지아 주요 대학들의 AI 부정행위 실태는 심각하다.
◇ UGA 부정행위 적발 두 배, 조지아텍 AI 관련 3배 급증
조지아대학교(UGA)의 학문적 정직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학년도 부정행위 신고 건수가 거의 두 배로 늘었다. 처음으로 AI 관련 항목이 포함됐는데, 전체 사건의 51%가 “AI 사용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명시됐다.
조지아텍(Georgia Tech)에서는 2023~24학년도 이후 AI 관련 신고가 세 배 이상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칼리지보드(College Board)의 2월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교수진의 92%가 AI를 이용한 표절과 학문적 부정직을 우려하고 있다.
조지아텍 컴퓨터과학과 에이미 브럭먼 교수는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이용해 과제를 완성하고 있다. 일반 대중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 “시험지가 노트북에 있으면 뇌를 끌 수 있어”
기존 방식의 컨닝은 적어도 노력이 필요했다. 손에 답을 적거나 친구 시험지를 훔쳐보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조지텍 컴퓨터과학 대학원생 앤드루 왕은 “시험이 노트북에 있으면 그냥 뇌를 끄고 AI에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발될까 봐 사용을 피한다고 했지만, 시간 압박이 심할 때 유혹이 강해진다는 것도 인정했다.
UGA 기상학과 존 녹스 교수는 “시계를 보면서 ‘이걸 다 못 끝내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손 안의 슈퍼컴퓨터가 ‘내가 쉽게 해줄게’라고 속삭인다”고 말했다. 그의 수업에서는 성실한 학생들이 오히려 낮은 점수를 받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정직하게 공부한 학생은 95점인데, 모르는 내용도 AI로 채운 학생이 100점을 받는 것이다.
◇ 블루북 판매 125% 급증
현장 해법으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것은 손으로 쓰는 시험이다. 에모리대 서점은 블루북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UGA에서는 블루북 판매가 지난해보다 약 125% 증가했다.
조지아주립대 대학원생 조시 벡은 처음으로 대면 필기 시험을 도입했다. 하지만 “채점이 극도로 불편하다”고 말했다. 수백 명의 시험지를 손으로 채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AI를 아예 금지하는 것도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면 AI는 이미 업무 도구가 됐기 때문이다.
에모리대 3학년생 아이작 스미스는 “직장 상사는 내가 ChatGPT로 이메일을 썼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얼마나 빨리 일을 처리하느냐를 본다”고 말했다. 그는 AI를 사용할 때 사용 방식을 꼼꼼히 기재해 에모리의 명예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브럭먼 교수는 지난 여름 교육과정을 프로젝트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현장 활동을 늘렸다. 효과는 있었지만 준비에 엄청난 시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 정부 차원의 대규모 연구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별 교수들이 작은 해결책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고칠 시간과 자원이 없어요. 누군가 5억 달러를 투자해서 AI 시대에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진짜 연구를 해야 합니다.”
조지아텍 수석 강사 제프 엡스타인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기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면, 왜 학생들에게 이것을 가르쳐야 하는가? 대학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다시 물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