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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타인의 죽음을 가십으로 만들지 말라”

paul 1 month ago 1 minute read 0 comments

최근 한인사회에서 오랜 기간 비즈니스를 해왔고 지역 단체에서도 활동했던 한인 1명이 유명을 달리 했다. 가족들은 슬픔 가운데서도 여러 이유로 한인사회에 크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

하지만 고인의 장례 이후에 일부 한인들 사이에서 이상한 루머가 떠돌기 시작했다. 고인이 나쁜 일에 연루돼 아내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황당한 소문이었다. 기자도 이러한 루머를 들었지만, 이렇게 심각한 사건을 경찰이 수사 발표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더 이상 취재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러 한인사회 인사들로부터 이 내용이 사실이라는 제보가 계속 들어왔고, 결국 경찰 당국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관할인 귀넷경찰 공보관은 기자에게 “같은 시기에 해당 한인의 이름으로 신고된 살인-자살 사건은 없었다”는 확인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둘루스의 한 아파트에서 남성 용의자가 여성을 목졸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지만 다른 인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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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루머로 끝나야 할 사건이 한인 신문에 실리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게다가 한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난 지난달 20일 사건이 해당 한인이 저지른 사건으로 둔갑한 것이다. 다행히 해당 기사들은 몇 시간후 사라졌지만 그 사이 잘못된 기사를 접한 독자들의 숫자는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확인을 한 번 더하기 위해 유가족에게 전화를 걸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한인이었기에 최대한 ‘2차 가해’는 피하려는 마음이었지만 더 이상 루머가 확산되는 것은 막아야 겠다는 생각에 취재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그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이미 이같은 괴소문이 떠도는 것을 알고 있었고, 해당 소문을 확인하려는 이유인지 개인 전화는 물론 비즈니스에도 전화를 거는 한인들이 많아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라는 것이다. 그 유가족은 기자에게 “다른 전화는 받지 않았는데 애틀랜타 K에게는 진위를 확인해야 할 것 같아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해당 소문은 완전히 허위이며 사망했다는 고인의 부인은 남편의 장례를 치르고 슬픔에 잠겨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제부터인가 애틀랜타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다른 사람의 비극을 파헤치고 싶어하는 집단 심리가 조성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조용히 아픔을 달래고 있는 가족들에 대한 관심이 도를 넘어서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한 한인 비즈니스에서 근무 시간 중 숨진 한인에 대해서도 죽음의 이유를 두고 갖가지 추측과 루머가 난무했었다

가족의 사망은 누구도 위로하지 못할 사안이며, 범죄가 아니고 또한 유족이 원한다면 철저하게 프라이버시가 존중돼야 하는 일이다.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일도 잘못된 것이지만, 언론사라는 타이틀을 걸어놓고 확인되지도 않은 루머를 확산시킨다면 더 큰 책망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기자 사진

이상연 기자
paul@atlant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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