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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호르몬’ 옥시토신 사자도 경계심 풀게 만든다

paul 1 month ago 1 minute read 0 comments

사자 코에 뿌리고 반응 관찰…먹이 앞에선 소용 없어

동물보호구역 안에서 호박 장난감을 갖고노는 사자들
동물보호구역 안에서 호박 장난감을 갖고노는 사자들 [Jessica Burkhar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랑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이 ‘백수의 왕’인 사나운 사자마저도 유순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자의 코에 이 호르몬을 뿌렸더니 다른 사자에 대한 공격성이 줄어들고 경계심도 줄었다는 것이다.

생물학 저널 발행사인 ‘셀 프레스'(Cell Press)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대학 ‘사자연구소’의 크레이그 패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디노켕의 야생동식물보호구역 내 사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를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고깃덩이로 사자를 울타리 쪽으로 유인한 뒤 고전적인 향수 뿌리개를 이용해 사자 코 안에 옥시토신을 뿌렸다.
옥시토신은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의 성적 흥분이나 모성 행동을 유발해 사랑호르몬으로 불리지만 사회성이나 집단 내 유대 형성 등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돼 있다.

코에 뿌려진 옥시토신은 뇌에 들어가는 이물을 거르는 ‘혈액뇌관문’을 거치지 않고 제3차 신경과 후각신경을 거쳐 뇌로 전달되는 것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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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2018년과 2019년 두 해의 여름에 총 23마리의 사자를 대상으로 코에 옥시토신을 뿌리고 다른 사자에 대한 인내심이나 경계수위의 변화를 살폈다.

사자는 영역성이 강한 맹수로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무리에는 무자비한 공격성을 보인다.

하지만 옥시토신 처리를 받은 사자는 자신의 영역 내에 들어온 다른 사자에 대해 더 큰 인내를 보이고 경계심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저자인 박사학위 후보 제시카 부카르트는 “사자가 공격성을 보이다 즉각적으로 부드러워지며 차분하게 행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사자들이 완전히 긴장을 푸는 것은 놀랍다”고 했다.

옥시토신 처리에 따른 세가지 실험 결과
옥시토신 처리에 따른 세가지 실험 결과 [iScience 논문 캡처]

연구팀은 사자가 갖고 싶은 것을 소유했을 때 주변에 다른 사자가 접근하는 것을 어느 범위까지 허용하는지를 통해 사회적 인내심을 측정했다.

실험에서는 장난감 호박을 활용했는데, 옥시토신을 코에 뿌린 뒤에는 평균 허용 거리가 7m에서 3.5m로 줄어들었다.

또 익숙하지 않은 다른 사자의 포효 소리를 녹음해 들려줬을 때도 똑같이 포효하는 일반 사자와 달리 옥시토신 처리를 받은 사자는 포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잠재적 침입자에 대한 경계심을 크게 낮춘 결과로 해석됐다.

하지만 장난감이 아닌 먹이가 있을 때는 옥시토신 처리가 아무런 효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사자를 원래 서식지에서 동물보호구역으로 옮겨 다른 사자와 함께 수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자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더 쉽게 유대를 형성하며 적응할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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